「오끼나와」의 일본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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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5일 동경에서는 미국의 「오끼나와」 대일 반환식이 거행되었다. 이 식전에서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애그뉴」 부통령은 「오끼나와」를 일본 정부에 정식 반환했는데, 이로써 전후 27년간 미국이 통치해온 「오끼나와」에 대한 일본의 주권은 회복 된 것이다.
2차 대전 후 지금까지 계속하여 미국 통치하에 놓여있던 「오끼나와」는 그 동안 미국의 극동 방위의 전략 기지로서 한국·일본·대만·비율빈 등 전 「아시아」 지역의 안전 보장을 하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그랬던 것이 미국이 태평양 방위의 전략 기지를 「하와이」→「괌」→「메리애나」선으로 후퇴시키고, 「닉슨·독트린」에 의거해서 「아시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국 병력을 대폭 감축하는 한편, 동「아시아」에 있어서 일본이 지니는 책임과 역할을 증대시키는 정책을 추구하게 됨으로써 미국은 「오끼나와」를 일본에 반환키로 결심했었는데, 수차에 걸친 반환 협상 끝에 오늘 드디어 반환 작업을 완결하게 된 것이다.
미국은 「오끼나와」 반환 이후에도 일본 본토와 마찬가지로「오끼나와」를 군사 기지로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한다. 그러나 일본 본토의 군사적 이용은 미·일 방위 조약이나 이를 보완하는 여러 가지 협정으로 말미암아 크게 제한 당하게 됐을 뿐 아니라, 일본의 여론이 미국이 일본을 전쟁 기지로 사용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는 형편이므로 「오끼나와」를 일본 본토와 마찬가지로 취급하게 되면 「오끼나와」의 군사적 가치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한국의 안전을 반드시 불안케 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렇지만 한반도에 전쟁을 유발할 수 있는 돌발 사태가 생겼을 때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취할 수 있는 작전상 행동의 범위에 대해 미·일 두 나라 사이에 명확한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음으로써 만약에 그 행동 범위가 크게 제한되어 한국 안보에 지장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한·미 양국 사이에 이를 보완하는 조처의 강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끼나와」의 반환은 전후 미·일 관계사에 하나의 전환점을 획 하는 것이다. 미·일 안보 조약을 별개의 문제로 삼는다면, 미국과 일본은 「오끼나와」 문제를 매듭지음으로써 2차 대전이 조성했던 전쟁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는 셈이다.
이른바 「전후시대」의 완전 종언은 미·일 양국으로 하여금 새로운 차원에서 양국간의 관계를 조정하고, 서로들 명실공히 호혜 평등의 입장에서 상대방 국가를 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조성할 것이다.
1950년대 미·일 관계는 분명히 주종 관계였지만, 그것이 60년대에 와서는 평등한 「파트너」의 관계로 전환됐었다. 그러던 일본이 이제 대미 관계에 있어서 완전히 주권과 독립을 회복하고, 또 세계 제3위의 경제 대국으로 등장한 오늘의 상황하에서 미·일 관계는 협력하면서도 서로들 경계하고, 경쟁하는 관계로 바꾸어진 셈이다.
미국과 일본이 경제적인 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지만, 이 경쟁이 과잉한 나머지 미·일간의 공고한 정치적·군사적 유대가 해이되는 일이 생겨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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