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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난아기의 황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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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갓난아기의 황달(황저)은 소아과 영역에서 아직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이른바 핵황달(핵황저)을 일으켜 일생에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는 예가 흔하기 때문이다. 갓난아기의 황달에 대해 고려병원 소아과 과장 신명희 박사에게 알아본다.
갓난아기에게 나타나는 황달은 나타나는 시기·정도·경과에 따라 아기의 일생을 크게 좌우한다.
흔히『갓난아기는 다 노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쳐 뜻밖의 불행을 초래한다. 이러한 불행은 특히 농촌이나 가정분만의 경우 심하다.
이에 대해 신 박사는 『갓난아기의 황달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일단 아기의 얼굴 색이 노랗게 보일 때는 전문의에게 보이는 것이 불행을 막는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말하고『가장 시급한 것은 갓난아기는 다 노란 것이라는 옛 어른들의 생각을 바꾸는 계몽교육』이라고 강조한다.
황달은 간 기능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장애를 받아 간의 색소「빌리루빈」을 제대로 배설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생후 2∼3일에 보이는 갓난아기의 황달은 대부분이 생리적으로 오는 생리적 황달로 1주일쯤에는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안 된다. 대개 정상 만삭아의 50%에서, 그리고 미숙아의 80% 이상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갓난아기의 황달 중 무서운 것은 생후 2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황달이다.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ABO 부적합증이다.
혈액형이 O형인 어머니와 A형, B형, AB형의 아기에게서 가끔 나타나는 ABO 부적합증은 A형의 갓난아기에게 B형, AB형보다 많이 일어나고 또 첫 아기에서 많이 발생한다.
『생후 2∼3일에 황달이 나타났다가 5∼7일에 저절로 없어지는 생리적 황달은 별로 문제가 안 되나 생후 24시간 이내 혹은 1주일 후에 황달이 발생할 때는 위험한 상태이므로 곧 전문의를 찾아 철저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신 박사는 충고한다.
갓난아기는 다 노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황달을 소홀히 다루다가 핵황달을 초래하게 되면 발육지연 뇌성마비 정신박약 등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거나 심한 경우 목숨까지 잃게 된다.
그러므로 핵황달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예방의 요령은 아기의 상태를 세밀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아기가 젖을 잘 빨지 않을 때 울음소리가 약하고 자꾸 잠만 자며 젖이나 우유를 잘 토하고 표정이 없으며 전신의 근육이 무기력할 때 핵황달을 의심해야 한다』고 신 박사는 지적한다.
때때로 별다른 증상이 없는데도 황달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주로 우유를 먹는 아기보다 모유를 먹는 아기에게 나타나는데 약 2개월까지 지속되다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아기의 간 기능이 좋아지면 자연히 좋아진다. 이럴 때는 모유를 중지하고 우유를 먹이도록 한다.
황달의 치료는 충분한 수분 공급, 「페노바비탈」경구 투여, 광선치료, 교환수혈 등으로 이루어지나 무엇보다도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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