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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TV화면 의식 고심 대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미국대통령 선거전에서 TV가 선전매체로서 압도적인 위치를 굳히고 최근 「칼라」TV가 대량 보급되자 미국 정치인들은 저마다 화장술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이 유명정치인들의 화장술이 추위의 입방아꾼들에 의해 속속 폭로됨에 따라 당사자들을 당황하게 하고있다.
최근 「험프리」 상원의원의 모습을 TV에서 본 그의 전 보좌관은「험프리」의 머리털이 염색되었다고 말했다. 까맣던 머리카락이 갈색으로 둔갑한 것은 순전히 「칼라」TV의 화면효과를 위한 것이었다.
또 「닉슨」 대통령에 관해 2권의 책을 쓴 바 있는 「존·오스본」씨는 「닉슨」이 머리에 윤모제를 바르고 다니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정치적 야심이 만만찮은 「프록시마이어」상원의원이 한동안 붕대를 감고 다니자 기자들은 근가 준대머리에 모발이식수술을 했음을 곧 알아냈다.
남몰래 이식수술을 해치우려다 발각된 「프록시마이어」의원은 『나의 이런 모습이 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자들에게 애원하기도 했다고 이와는 달리 아예 가발을 쓰는 정치인도 있다. 「조지·맥거번」상원의원이 가발을 쓰다가 몇몇 사람으로부터 핀잔을 받고 벗어버린 것은 이미 알려진 이야기.
「존슨」전 대통령은 항상 머리양쪽 가장자리에 가발을 쓰고 다녔는데 하루는 「헬리콥터」「프러펠러」옆에 있다 돌풍을 만나 가발이 날아가는 바람에 망신(?)을 당한 적도 있다.
「닉슨」대통령은 지난 60년도 선거기간 중 고「케네디」대통령과의 TV「프로」에서 못 생긴(?) 설움을 톡톡히 받은 기억을 갖고있다. 그 때만해도 화장에 대해 순진했던 「닉슨」은 아무런 준비 없이 토론에 나갔다가 「케네디」에 비해 병색에 가까우리만큼 창백한 자기의 안색이 패인의 하나였음을 알고 요즈음은 화장에 대한 열의가 굉장하다.
그가 자주 「키비스케인」 여름 별장에 가는 것도 창백한 얼굴을 그을리기 위한 것이 큰 이유중의 하나이다. 그는 정 그곳에 못 갈 형편이면 백악관 침실에서 백열구를 써서라도 얼굴을 태운다는 것이다.
창백한 대통령의 얼굴을 보고 국민들이 『「스태미너」가 없는 대통령』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제일 싫어하는 점이라고.
이러한 정치인들의 화장술은 국민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국민들은 화장술에 속아 영향을 받기보다는 누가 어디를 어떻게 속이고 있나를 가려내는데 더 호기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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