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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타기트」는 "월남공세"|공군 크메르-라오스공세의 속셈과 인지전의 앞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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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도차이나」에 대한 미군의 지상군 개입이 축소되고 있는 현재 공산군은 「캄보디아」 와 「라오스」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개시, 양단의 상당 부분을 침식하고 수도 「프놈펜」 을 언제라도 공략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춤으로써 월남의 「티우」정부에 대해 커다란 중압을 가하기 시작했다.
공산 측은 이와 같은 공세로 월남의 뒤를 「라오스」와 「크메르」에서 수도를 제외한 다수지역을 침식함으로써 수도 「프놈펜」을 사실상 고립시키고 「론·놀」정권을 약화시킨 다음 주전장인 월남으로 방향을 돌려, 「티우」제거와 연정요구 및 미군철수시한 제시요구에 대해 미국이 만약 계속 거부 태도를 명백히 할 경우 연내에 대규모 공세를 기도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크메르」의 경우 수도를 제외한 많은 지역이 공산군에 의해 침투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도는 가운데 이번엔 다시 월맹군과 적색「크메르」의 혼성부대 약 5백∼1천 명 병력이 「프놈펜」에 접근해「로키트」포를 퍼부어「자와랄·네루」가 등 민간인 거주지와 국방성부근·방송국·공항을 공격하고 되돌아갔다는 사실은 그「타이밍」으로 보나 공격양상으로 보나 「프놈펜」 점령이라는 군사적 목포보다는 「론· 놀」정권의 약화라는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여진다.
「론·놀」과 「론·논」 형제가 개혁파이자 사회주의적 온건파인 「인탐」전 내상을 숙청하고 다시「시리크·마타크」수상까지 몰아낸 다음 1인 군사독재를 수립한 최근의 「프놈펜」 정정은「시아누크」망명세력과 「하노이」가 보기엔 「론·놀」고립화를 위한 절호의 「찬스」로 나타났던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론·놀」1인의 비대화에 대해 반 「시아누크」진용 내부엔 벌써부터 의회민주주의 지지파의 야당화가 진행되는 한편, 학생들의 움직임까지도 초기의 반 왕 당파적 「론· 놀」 지지에서 차츰 반 독재 반「론·놀」 경향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여기다 날로 악화되는 경제사정과 식량난·유류 부족이 가중되어 「크메르」정부군의 전투력은 현저히 감소되었다.
「프놈펜」정정의 불안정과 전투력의 저하는 미국의 실망을 산 것도 사실이다. 또 「프놈펜」에 다수 외교사절을 주재시키고 있는 소련에도 난처한 문젯점을 안겨 주었다.
이러한 내외의 난국에 떨어진「론·놀」정권의 취약한 현실을 기화로 상대방 내부의 민심을 이반 시키려는 공산 측의 계획은 최근 친 「시아누크」파인 「캄보디아」 민족통일전선의 「프놈펜」시 위원회를 지하에 설치, 아울러 기습공격에 의한「쇼크」전법으로 나오게 된 것 같다.
그러나 공산 측의 의도는「프놈펜」을 점령하려는 것은 아닌 듯하다.
「프놈펜」을 공략할 수 있는 능력은 있다는 듯이 나오면서도 점령을 기도하지 않는 속셈은 뻔한 것이다. 즉 ①「하느이」에 의한「크메르」「침략」이란 비난을 듣지 않으려는 계산과 ②미군 기에 의한 대량 보복 폭격의 구실을 주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③수도방위의 수세적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데서 나온 전략이다.
한편 「라오스」에서도 호지명 「루트」를 통한 공산군의 보급활동은 미군기의 폭격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듯한 기미가 보인다.
소련제 지대공「미사일」과 「탱크」를 동원한 공산군은「라오스」남부일대뿐만 아니라 북부의 일부 지역까지 침투, 수도 「비엔티앤」에 압력을 가하는 형편이다.
이와 같은 공산군의 「라오스」「크메르」공세는 앞으로 월남 주전 장에 대한 공산군의 공세여부를 점치는 데에 한 전조로서의 자료가 되는 것이다. 단지 그 공세의 연내 감행여부는 공산 측의 ①미군철수시한제시와 ②「티우」제거후의 연정 안에 대한 미국의 확실한 태도 표명여하에 달려있다 하겠다.
이와 관련, 공산진영내부에도 여러 가지 약점이 도사리고 있다.「시아누크」를 지원하는 중공과「프놈펜」에 외교사절을 두고 있는 소련간의 불협화, 「하노이」와 적색 「크메르」간의 미묘한 역관계, 「하노이」와 북경간의 불일치 등 복잡한 복선들이 저변에 깔려 있는 공산 측 내부의 사정은「인도차이나」 전쟁의 귀추에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유근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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