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공 접근 한국에 큰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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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외무위는 13일 김용식 외무부장관을 출석시켜 「닉슨」중공방문과 이에 따른 「아시아」정세변화에 관한 보고를 듣고 대 정부 질의를 벌였다. 외무위는 공개회의에서의 질문에 이어 비공개회의에 들어가 미·중공수뇌회담에서의 한국문제토의 내용을 비롯해서 정부의 당면한 중요외교시책 및 의원들의 질문 중 공개회의서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대한 정부측 설명을 들을 예정이다.
김 외무장관은 이날 공개회의에서 『한국문제에 관해 미·중공양측은 각기 종래의 입장을 반복했을 뿐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정부는 그러나 미·중공 접근이 한반도정세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 신중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보고했다.
질문에 나선 여야의원들은 미·중공 접근과 관련하여「아스팍」의 성격 전환문제, 일·북괴간의 무역확대, 북괴의 외교공세 등에 관한 정부측 견해를 물었다.
공화당의 장덕진·강병규 의원은 『북괴는 금년 들어 3월10일까지 24차례에 걸친 각종 외교공세를 취하면서 우리정부가 선포한 비상사태를 비난하는 동 6개 지역에 각료급사절단을 파견, 외교공세를 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처하는 정부의 외교시책을 물었다.
이들은 또 ▲「아스팍」의 성격전환은 그 배후에 일본의「아시아」경제권 장악이라는 계획이 숨어있는 만큼 신중히 대처해야하며 한국은「아시아」의 세력균형을 적절히 이용해야한다. ▲미·중공접근으로 미국과중공이 문서상에 유일하게 적대관계로 나타나있는 한국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꿀 가능성은 없는가. 중공의「언커크」해체주장이 「유엔」에서 토의될 경우의 정부 대책을 물었다.
정일권 의원(공화)은 미·중공관계 개선과 관련, 최근 『중공이 주한 미군 철수를 강경히 요구하지 않고 북괴 김일성이도 주한미군주둔을 무방한 듯이 말하고 있는 것은 북괴·중공이 일본의 군국주의를 저지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닉슨·독트린」에 의해 머지않아 철수할 것으로 보고 위장된 평화 공세를 벌이는 것으로 보는지 경부의 견해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또한 신민당의 정일형·김영삼 의원은 『미·중공회담에서 한국문제가 어느 정도까지 논의됐는가』고 물으면서 정부의 이에 대한 대책을 밝히라고 요구했다고 이들은 또『북괴의 미국에 대한 관계개선 신호와 이본과의 무역확대 등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 정부도 소련 중공 등과 관계개선 정책을 펴나가야 할 것이 아닌가』고 물으면서 한반도에서의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정책전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김영삼 의원은 『세계가 평화「무드」로 전개되고있는 지금 호전적 인상을 씻기 위해 김 외무장관은 비상사태의 철회를 박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가 없느냐』를 물었으며 평양을 방문한 바 있는 일본 「구노」의원의 남북간비밀 접촉실에 대해 그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답변에 나선 김 외무장관은 『「로저즈」미 국무장관의 설명 가운데 한반도엔 불안요소가 있다고 한 것은 북괴의 남침위협을 두고 한말이며 이런 정세에 비추어 비상사태해제를 건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김 장관은 『남북간의 접촉은 판문점에서 진행중인 적십자 희담 이외에는 없다』고 명백히 말했다.
김 외무장관은 또한 ▲미·중공회담내용에 관해 다각적으로 알아 본 결과 우리안보에 관해서는 불리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미·중공간에 비밀흥정은 없었다. ▲「아스팍」회원국 중 일부의 탈퇴 설이 또 나돌고있으나 이는 추측에 불과하며 오는6월 서울에서 열릴 각료회의에 회원국들이 모두 참석하겠다고 통고해 왔다. ▲북괴로부터 관계개선 신호가 있다는 「로저즈」 미 국무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일반적으로 모든 나라와 관계 개선을 한다는 것이며 미국의 대 북괴 정책이 변경된 것이 아님을 통고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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