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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도서의 해」늦어지는 국내기념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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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972년은「유네스코」가 채택한 『세계도서의 해』다. 도서의 역할은 모든 사람에게 인식시키고 도서를 통한 국제협조를 강조하기 위해 제정된 도서의 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이미 실행 년도인 이해가 2개월이 지나도록 이에 대한 준비작업을 끝내지도 못하고 이제야 계획에 착수하는 등 뒤늦은 도서의 해가 되고 있다.
도서출판이 활발하고 국민의 도서습관화가 이미 이루어진 선진국에서도「세계도서의 해」를 다시「국가도서의 해」로 연초에 선포, 이를 위한 국내기념사업은 물론이며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지원사업에 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IBY기념사업을 위해「유네스코」한 위 산하에「세계도서의 해」특별위원회가 조직되었지만 지금까지 1월18일과 2월3일의 두 차례 회의만 가졌을 뿐이고 이 IBY특위 속의 실무소위원회가 이제 세부계획에 착수, 3월초에 선포 식을 갖는다는 것과 기념포스터를 제작한다는 등 기본방침을 세운 정도다.
IBY특위위원장인 강주진씨(국회도서관장·한국도서관협회장) 는 우리 나라의 IBY사업이 다른 나라보다 늦어졌다면서 하루빨리 계획을 완성, 알찬 사업으로 이해를 뜻 있게 보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도서의 해」가 선포된 것은 70년11월 파리본부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제16차 총회에서였다. 이어「유네스코」는 71년4월 「세계도서의 해」기획위원회를 소집, ⓛ저작권을 존중하는 범위에서의 저작 및 번역의 증진 ②도서출판 및 보급과 도서관개발 ③도서습관의 진흥 ④교육·국제이해·평화적 협조에 봉사하는 도서 등 4개항의 과제를 결정했다.
이어 지난해 10월「브뤼셀」에서 열린「세계도서의 해」지원위원회는 국제도서판매 총 연합회, 국제작가 및 작곡가연맹, 국제도서관협회연맹, 국제「다큐멘테이션」연맹, 국제번역자연맹, 국제「펜·클럽」, 국제출판협회 등 7개 단체의 대표가 모여 제1조『모든 사람은 읽을 권리가 있다』등 10개조의 「세계도서 의해」도서헌장을 선언했다.
이와 같은「유네스코」본부의 결정에 따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출판관계단체들은 이해를 계기로 한 국내도서개발의 필요성을 들어「세계도서의 해」에 대한 대책을 문교부·문공부 등에 강력히 건의했다. 그러나 정부당국은 이러한 건의들을 거의 묵살, 지금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연초에「세계도서의 해」기념우표를 발행한 것이 고작이다.
또 66년 내한했던 AID조사단온 67년 보고서에서 국가도서개발위원회의 설치를 정부에 건의했지만 여태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세계도서의 해」를 위한 문교부·문장공부의 최근 계획을 보면 문교부는 ①국가도서의 해 선포 및 IBY기념식 계획 ②국가도서개발 위 설치검토 ③도 협·「마을 문고」지원강화 등 형식적인 것뿐이며 문공부의 안은 ⓛ출판관계자 간담회 개최 ②우량도서선정사업 ③해외도서 전시회 등 연례행사뿐이다.
최근 정신자원의 개발을 부르짖고 있는 정부가 모처럼의 기회인「세계도서의 해」를 맞아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 좀더 적극적인 사업을 벌여줬으면 하는 것이 출판인들의 아쉬움이다.
또 대한출판문화협회·국민도서연맹·한국도서관협회·한국잡지협회·서적상조합연합회·「유네스코」한 위 등 각 단체들은 제각기 기념사업 등을 내걸었지만 그 동안협조체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유네스코」한 위는 뒤늦게 산하에 「세계도서의 해」특위를 구성, 이러한 사업들의 조경과 전체적인 계획에 착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교부장관이 당연 직 위원장이 되고 국고에만 의존하는 「유네스코」한 위가 여러 단체들을 주도해서 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아해하는 출판인들도 많다.
외국의 예를 보면 대체로 행정부수반이나 문교부·문공부 장관이 위원장이 되는「세계도서의 해」위원회를 설치, 정부의 주도하에 여러 가지 사업들을 계획하고 있은 것이다.
기념출판·도서 콘테스트·도서주간별도제정·「세미나」개최 등 국내사업과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의 도서관인·출판인을 위한 연수코스를 계획하고 있다. 서독·「스위스」·일본 등은 4∼6명으로 구성된 도서전문가「팀」을 2개월 동안 개발도상국에 파견, 기도할 계획이고 또 일본은 아시아지역 개발도상국을 순방하는 이동도서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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