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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엔지니어링이 답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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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이명성
고려대 초빙교수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 중 하나는 ‘창조경제’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 정보기술(IT)을 선도하고 있는 명사들도 방한해 창조경제를 논했다.

창조경제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은 영국의 경영전략가 존 호킨스다. 그는 2001년 “창조경제란 새로운 아이디어, 즉 창의력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유통업·엔터테인먼트산업 등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요즘 사람들이 대개 창조경제를 언급할 때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의미로 말하는 듯하다. 곧, 창조경제는 없던 것을 갑자기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강점이 있던 분야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혁신’의 나비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창조경제를 달성하는 방법은 명확하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다. ‘IT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평가도 하드웨어 기반의 제조업에서 나왔다. 제조업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이다. 그리고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힘은 ‘엔지니어링’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3차원(3D)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인 ‘다소시스템’은 세계적인 전투기 미라주와 라팔을 개발한 다소항공이 모기업이다. 다소시스템은 전투기 개발에 사용하던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를 상품화하면서 사업을 시작해 지금은 세계 3D 솔루션 시장을 30% 장악한 연매출 3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조경제는 뜬구름 잡는 개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산업과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등대와 같다. 그리고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동력은 엔지니어링에 있다.

이명성 고려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