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학전 어린이의 책읽기 그 부작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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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간의 지능은 개발시키는 시기와 방법에 따라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이론과 이를 근거로한 미국어린이 조기 교육론자들의 주장이 많은 사람의 호응을 얻어 가는 요즈음이다. 그런데 영구에서는 취학 전에 글읽기를 배운 아이들이 능력에 따라 개별지도를 받지 않는 한 학교 공부에 실증을 느끼고 학업에 실패하게 된다는 견해가 발표되었다.
더·타임스지는 최근 영국의 교육잡지 훼어지의 기사를 인용, 취학 전부터 부모에 의해 책읽기를 권장 받았던 아동들이 취학 뒤에는 학업에 실패할 위험을 오히려 크게 갖고 있으며 부모들도 학교와의 여러가지 교류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 경향이라고 보도했다. 훼어지 편집자 베릴·매갈혼양은 일찍 책을 읽기 시작한 아동을 개별적으로 독서지도 해주지 않으면 그 아동은 학교수업이 지리하고 시시한 것 또는 이미 아는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 빠져 결국 학교시절을 낙오한 학생으로 보내게 된다고 말했다.
훼어지를 발간하는 교육자문 센터가 선생과 학부형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선생들은 아동들에게 읽기를 조장시켰던 부모를『학교의 기능』을 침범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있다.
다시 말하면 많은 선생들이 어려서 일찍 책을 읽힌 부모는 그 만큼 학교공부를 시작하는데 나쁜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위험을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학교 공부에 싫증을 느낀다는 점 이외에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젯거리는 미리 책을 읽어버렸기 때문에 학교에서 새로 글을 배워 책을 읽는 친구들과 같은 책을 읽지 못한다는 정서적인 소외감을 느끼는 것이다. 편집자 매갈혼양은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젯점에도 불구하고 부모들은 자녀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이며 강제가 아닌 한 장차 어떤 장애가 생길 것이라는 예측 때문에 자녀의 능력개발을 고무하지 않을 수 없는 고민에 당면했다』고 덧붙였다.<런던·타임스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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