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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15년 만의 일본 투어 … "바운스~"로 하나 된 4000 관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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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가왕 조용필이 일본 도쿄에 상륙해 4000여 명의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15년 만의 일본 공연에서 그는 최근곡 ‘바운스’를 일본어로 부르는 등 숱한 히트곡을 열창했다. [사진 인사이트 엔터테인먼트]

“아사 히루 요루 마이니치 이츠데모 아이니 이쿠요(아침, 점심, 밤 매일 언제든지 만나러 갈게), Hello!”

 조용필의 노래에 머리 희끗한 4000여 일본 팬과 재일동포들이 어깨를 들썩였다. ‘추억의 미아1’을 부를 땐 추억에 젖어 들었다.

 1998년 일본 11개 도시순회 공연을 마지막으로 일본 활동을 접었던 ‘가왕’이 15년 만에 일본 팬들 앞에 섰다.

 7일 저녁 도쿄국제포럼홀에서 ‘2013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헬로’ 투어 인 도쿄-원 나이트 스페셜’이 열렸다. ‘헬로’ ‘미지의 세계’ ‘단발머리’ 세 곡을 내리 부른 조용필은 “곤방와”라 인사한 뒤 유창한 일본어로 “15년 만에 뵙는데 여러분은 여전하시네요. 저는 어떤가요?”라며 말을 건넸다. 객석은 돌아온 스타에게 웃음과 환호, 박수로 화답했다.

 도쿄국제포럼홀은 단출한 공연장이다. 3만, 5만, 7만5000석 등 대형공연장으로 향하는 K팝 아이돌 스타들에 비하면 소박하다. 하지만 완성도만큼은 조용필다웠다. 통상 50여 명의 스태프만 투입되는 공연장이지만 이날 무대에는 한·일 양국 최고의 제작진 200여 명이 참여했다.

 한국 투어에 필수장치로 등장하는 ‘무빙 스테이지(이동하는 무대)’는 없었지만 대신 무대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도트 이미지(Dot Image)’라는 시스템이 처음 적용됐다. 가수의 머리 위에서 수백 개 점 형태의 조명이 노래에 맞춰 움직이며 입체적 느낌을 빚어냈다. 천장부터 가수 머리 바로 위까지 별처럼 쏟아지기도 하고, 커다란 빛의 비둘기가 돼 날아오르기도 했다. 일본 최고의 공연 연출팀인 야마토팀이 조용필의 아이디어를 받아 세계 최초로 구현한 장치다.

 한국에서 열리는 전국 투어에서 곡 목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추억의 미아’ ‘바운스’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등을 일본어로 부른 건 달랐다.

 조용필은 K팝에 앞선 원조 한류스타다. 82년 ‘미워 미워 미워’와 ‘돌아와요 부산항에’ 일본어 음반을 냈다. NHK리사이틀홀에서 첫 단독공연을 열며 일본 활동을 시작했다. ‘창 밖의 여자’ ‘내 마음 당신 곁으로’ 등을 잇달아 발표한 그는 84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일본 골든디스크상을 받았다. 86년 발표한 ‘추억의 미아1’ 앨범은 외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일본에서 100만장 이상 팔렸다. 가왕은 두 번째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했다.

 그 해 일본 내 78개 도시에서 순회공연을 열었고, 이듬해 외국인 최초로 NHK TV 홍백가합전에 출연했다. 홍백가합전은 일본 내에서 가수의 인기를 가늠하는 지표다. 90년까지 내리 홍백가합전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일본어 음반은 88년의 ‘추억의 미아2’와 ‘서울서울서울’까지 나왔다.

 조용필은 90년대 초 방송을 접고 국내 활동, 콘서트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본에서의 활동은 자연스레 줄었다. 공연에 앞서 만난 그는 “국내에서 성공해야 어디든 갈 수 있지 않나. 사실 국내 활동에 전념하는 것만으로도 힘들고 벅찼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발매한 정규 19집 ‘헬로’의 대성공 이후 일본은 가왕을 다시 불러들였다. ‘헬로’는 4월 발매 이후 지금까지 약 30만 장 팔렸다. 지난달 16일엔 ‘헬로’ ‘바운스’ ‘걷고 싶다’ 3곡이 담긴 일본어 음반도 나왔다. 그는 “이번 공연은 새 앨범의 쇼케이스와 같다고 생각한다. 반응이 어떨지 떨리고 기대된다”고 했다.

 이날 공연장엔 히라타 야스오 니혼게이자이신문 회장, 80년대 조용필과 함께 무대에 선 인연이 있는 다니무라 신지 등이 찾아왔다.

도쿄=이경희 기자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도쿄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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