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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서 초대 호화판 오찬|신선로등 갖가지 한식메뉴16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판문점=임시취재반】남·북 대표들과 수행원들은 3일 오전회의를 마치고 낮1시15분부터 중립국감독위 휴게실에서 한적이 마련한 우리 나라 고유의 한정식으로 점심을 같이 들었다.
한적이 차린 음식은 송이산적, 고기를 다진 섭산적, 굴튀김, 간장과 초에 조린 전복초, 쑥갓나물, 신선로, 마른 구절판, 진 구절판 등 호화로운 16가지.
대표들은 서로 섞어 앉아 잣 대추 팥 등을 섞어 햅쌀로 지은 오곡밥과 토란국을 들면서 반주로 맥주 포도주 「파라다이스」등 술을 서로 권했다.
식사 끝에는 「디저트」로 나온 잣박선 깨강정 등의 반과를 들고 맵싸한 생강차로 입가심을 했다.
음식은 국제「호텔」요리부 신영배씨 등 3명의 요리전문가가 차렸다.
이 자리에서 한적은 나주 배 사과와 시대복장에서 보내온「캐슈밀론」내의 등을 북적대표와 수행원들에게 선물했다.
북적은 답례로 금강산과 백두산이 수놓인 명주옷감 20벌을 주었다.
오찬회에 들어가기에 앞서 김연주 한적 수석대표는 『정답게 한자리에 앉고 보니 국토는 분단되었어도 마음은 분단되지 않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는 인사말을 했다.
오찬회에서 한적 대표 정희경 여사는 『음식은 부엌에서 지어다가 바로 먹어야지 들고 왔다갔다하면 김이 빠져 맛이 없죠. 남자분들은 그것도 모르고 그냥 먹기는 합니다만…』하고 맞은편에 앉은 북적 교체대표 김덕현에게 말을 건넸다.
그러자 김의 옆에 앉은 김태희가 『먹은 사람이 더 잘 알지요』라며 대신 말을 받았다.
김태희는 닭쌈을 집으며『사자 붙은 직업은 최고수준에 올라 갈수록 남자가 더 나은 것 같아요. 일류 양식사(재단사를 뜻함) 요리사는 남자가 아닙니까』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 말을 받아 『전번에 김단장께서는 여성편을 들더니 이번엔 남자편을 듭니까』하고 농담을 걸자 김태희는『그런게 아니라 남자들이 여자를 따라가고 있다는 뜻이죠』라고 말해 한바탕 모두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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