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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안은 당선 후의 후유증|일 월남 「티우 전독」대통령 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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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월남전을 수행하는 미국의 「명분론」 과 월남문제자체의 향방을 가름할 이번 선거는 몇 개의 중요한 뜻을 갖는다.
그 중에서도 월남이 강경한 반공. 반련정·반 중립적 친미노선으로 나갈 것이냐, 아니면 중립·대공타협·연정으로 나갈 것이냐 하는 정치적 갈림길에서 이번 선거는 미국과 「티우」정부·불자도 학생·지식인, 그리고 「베트콩」이나 「하노이」까지도 크게 관심을 기울였던게 사실이다.
더구나 가까운 장래에 주은래와 만나 「아시아」의 지도를 새로 작성하려는 「닉슨」 미국대통령은 떠나기 앞서 민주월남의 「엄존」함을 유력한「카드」로 잡고 공산월맹과 민주월남의 분단고정을 밀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지난9윌12일 TV방송을 통해 단독출마의 강행과 신임투표형태에 의한 선거결항을 천명한「티우」대통령의 강경한 자세로 선거풍토는 처음부터 순탄할 수가 없었다.
9·12성명이 발표된 직후부터 「사이공」「후에」「다낭」등 각지에서는 반정부 학생지도자 「휜·탄·맘」 계 학생들이 주동이 되어 반「티우」, 반미폭력 「데모」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사이공」대학의 「민맘」학료를 거점으로 한 대학생들은 「티우」선거 「포스터」에 X표를 칠하고 미군차량에 대한 화염병투척·「벙커」대사절수구호·농성·시위를 산발적으로 일으키며 선거반대, 군사교련반대, 미군의 민간인 사살규탄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번 반「티우」운동에는 이례적으로 「가톨릭」일부까지 가담해 주목을 끌었고 「구엔·반·빈」 대주교는 『「가톡릭」신자들은 양심에 따라 투표하라』는 취지의 뼈있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티우」대통령의 자세는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내가 싫으면 부표를 던지면 그만 아니냐』는 게 「티우」의 반응이다. 군단장 및 사단장들을 불러 「별」을 한 개씩 더 달아주고 반정부계 신문들을 가끔씩 몰수해서 겁을 주는 반면 「사이공」에는 「데모」진압 경찰 수만 명을 진주시켰다. 단 대령 급인 각 수장들만은 진급을 보류했다. 떠도는 이야기로는 선거결과를 보아 「유공자」 임이 증명된 자에 한해서 「별」을 달아 주겠다는 것이다. 3만 학생이 다니는 「사이공」대학은 경찰을 보내 점령하다시피 하고 「안·쾅」사원을 포위, 「후에」나 「다낭」의 각급 학교들도 최근에 문을 닫혔다.
28일에는 「사이공」과 「다낭」에서 또다시 소란한 시위가 벌어졌다.
29일 「티우」대통령은 재차 전국방송망을 통해 『방화, 화염병투척, 폭행』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사살하라는 발포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유권자들에게 『책임감 있는 국민임을 공산주선자들에게 입증하기 위해』 선거에 모두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이러한 「티우」의 강경 자세에 대해「키」부통령과의 재야세력은 「호아·하오」교 지도자「트란·쿠옥·칸」의 지도하에「반 독재국민회의」를 조직하고 『독재자 「티우」에 대한 문제에 모든 계층이 단결, 대회를 소집하자』고 선언했다.
한편「두옹·반·민」전장군도 성명을 내고 『이번 선거가 강행되면 월남은 민주주의와 합법성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규탄하고 43명의 상원의원과 법조인·구수를 포함한「안·쾅」파는 따로「민주·평화쟁취 국민연수」란 것을 조직 『민주주의의 평화를 가져올 정부를 선출할 수 있을 때까지 싸우겠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유는『야당까지도 소극(farce)적 존재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
불똥은 상원에까지 튀어 이번 선거가 『국가안위에 대한 위협』이라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휘·반·카오」상원부의장은 화살을 미국에 돌렸다. 『「닉슨」 대통령은「티우」를 지지할 수는 있어도 월남국민들로 하여금「티우」를 지지하도록 강요할 수는 없다』는 그의 말을 받아「구엔·반·축」상원의원도『「티우」는 97%의 찬 표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이것을 믿겠는가? 『월남에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확립하고 『월남민의 자결권을 위해』 이미 4만5천명의 자국청년들을 희생시킨 미국은 결국 「티우」의 술수에 발목을 잡힌 꼴이 되었다. 『부정선거는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시 선거에도 있었다. 월남민주주의는 이것에도 불구하고 성장할 것』이라는 게 현지의 미대사관 측의 주장이다
『반「티우」쿠데타」가 나면 원조 줄을 끊겠다』는 미국의 경고도 노골적인 친「티우」 「제스처」로 간주되었다. 어쨌든 「티우」압승은 틀림없는 사실로 굳어가고 있다. 『우리는 분열을 일삼는 자는 모조리 체포하겠다』고 한 국립경찰의 「엄지손가락」이자 정보국장인「구엔·칵·빈」 대령의 말이 이것을 보증하고 있다.
그에게는 정적이 너무나 많다. 「베트콩」은 말할 것도 없고 불교도나 학생, 지성인은 물론 「키」부통령과 상이군인들까지도 돌아섰기 때문에 강력 정치를 하지 않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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