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매 열풍…"수익높아도 안사" 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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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펀드 환매가 급증하면서 ‘칼바람’이 불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레버리지 펀드마저 환매의 폭풍을 면치 못하고 있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이달 들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 상위권은 레버리지 펀드들이 휩쓸었다. ‘2.2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은 이달 수익률이 4.56%에 달했다. 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4.56%), 레버리지2.0증권투자신탁(4.42%), 코스피200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4.36%) 등 상당수 레버리지 펀드들이 4% 중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들의 한 달 평균 수익률이 1% 후반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레버리지 펀드는 선물ㆍ옵션 등 장내 파생상품과 코스피200 ETF 등에 투자해 증시가 상승할 때 2배나 3배 안팎의 초과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만큼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다.

이같은 레버리지 펀드들의 수익률 고공행진에도 설정액은 급감하는 모습이다.

‘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의 설정액은 지난달 초 1조2307억원에 달했지만 현재 8387억원으로 1개월여 만에 3920억원가량이 줄었다. ‘1.5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의 설정액도 지난달 초에 비해 절반가량인 1085억원으로 급감했다. ‘2.2배레버리지인덱스증권투자신탁’의 설정액도 500억원 이상 줄었다.

수익률이 높은 레버리지 펀드 마저 환매가 크게 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현재 코스피지수에 대해 부담을 느끼며 수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펀드는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지만 정점에 다다르게 되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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