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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는 주부를 피로하게 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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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항상 집에서만 생활하는 가정주부들도 직장에서 일하는 남편이나 직장여성들과 마찬가지로 피곤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들의 피곤함이 가사를 처리하는 만큼의 정도를 넘어서『완전히 녹초가 돼버릴 정도』의 고단함에 쌓여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있다.
물론 의사의 진단을 받는 주부들 가운데는 생리와 출산으로 인한 빈혈과 피로증세, 또는 혼자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살림을 도맡은 데서 오는 누적된 피로로 고생하는 사람도 끼여있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신체적으로는 거의 완전한 건강을 가진 사람이 녹초가 될 만큼 피곤해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내과의「윌리엄·A·놀렌」박사가「매콜즈」지에 기고한 바에 의하면 수술을 받아야되겠다고 찾아올 만큼 큰 병에 걸린 줄 아는 건강한 주부는 대부분이 35세∼45세의 안정된 가정생활을 누리는 사람들이며 비정상이라고 할 수 없는 정도로 체중이 약간 무거운 편이며 10년 이상 15년 정도의 결혼생활을 해오는 주부들이다.
이들은『아무 탈이 없다』는 의사의 검진 결과를 듣고는 화를 내면서 믿으려 들지 않는다. 의사들은 그들의 기분을 회복시키기 위해「비타민」류를 복용하도록 처방을 내 주기도하고 갑상선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믿고 온 주부에게는「티록신」약제를 주기도 한다.
「놀 렌」박사는 이런 처방이 정상적인 건강의 주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환자에게 이런 처방을 내리는 의사들은 모두 입을 모아『주부환자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효과 없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처방 약제의 효과는 전적으로 심리적인 것이다.
이런 근거아래「놀 렌」박사는 지쳐버린 주부들에게 원인을 설명해 주고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권태」라는 단 한가지 이유로 피곤을 느낀다.
자녀가 성장해서 학교에 가고 이미 요리나 그 밖의 가정 일에 아무런 흥미와 의욕을 느낄 수 없는 나이에 달했다. 또 남편은 훌륭한 성품에 수입도 충족히 마련해준다.
이런 안정되고 의욕 없는 생활은 곧 주부의 생활로부터 모든「도전」이 상실된 것을 뜻하며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게 돼버린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는 의사를 찾아가 주사나 약을 받기를 원하게되고 심지어는 10년∼15년 전의 생기를 찾을 수 있도록 수술이라는 자극을 원하게까지 된다.
「놀 렌」박사는 어떤 약·주사·수술도 주부의 피곤 증 을 고칠 수 없다고 말하고 피곤 증을 고칠 의사는 어디에도 없다고 대담하게 경고하고 있다. 그는 피곤 증 과 권태에 쌓인 주부에게 스스로 노력해서 증세를 약화시킬 것을 권고한다.
첫째로 해야할 것은 지리 한 틀에 박힌 일을 한 두 가지라도 개선한다.
틀에 박힌 일이란 곧 생명력의 약화를 뜻하기 때문이다. 의사를 찾을 돈으로 외출해서 식사를 하거나 영화를 보든지 하는 것이 피곤을 해결하는 훨씬 좋은 방법이다.
「놀 렌」박사는 때로 자신도 이와 같은 증세를 일으킬 때는 아무 소용없는「비타민」을 먹고 부인과 함께 오후를 즐긴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이 의사이기 때문에 의사가 고칠 수 있는 것과 고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다고 솔직히 말하고 있다. <미 매콜즈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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