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해빙에 결정적 이정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60년대부터 비롯된 동서해수「무드」에서 가강 두터운 빙벽으로 마지막까지 동서를 가로막고있던「베를린」지위에 대해 23일 미·영·불·소 4대국이 기본적인 합의를 봄으로써 동서양독관계뿐만 아니라 구주에서의 복잡한 동서관계 개선의 결경적인 실마리가 풀리게 됐다.
「베를린」봉쇄, 동서「베를린」강벽구축등으로 동서냉전의 초점으로 돼왔던 이문제의 해결은 앞으로 1년전에 조인됐던 독· 소, 독· 파 조약의서독에 의한 비준을 비룻, 소련이 주창해 온 구주안보회의, NATO와「바르샤바」동맹군과의 상호감군협상의김을 터놓게 된 것이다.「베를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시작된 4대국 대사회담의 가장 큰 대립점은「베를린」의 지위와 통행문제였다.
소련측은 서독과서 「베를린」과의 정치적유대를 전면적으로 행정하려는 데 반해 서방측은 어느정도까지는 서독과의 정치적관계를 유지시키고자 노력해 왔다.
따라서 이번에 서독이 제3국에 대해 서「베를린」을 대표한다는 등의 몇몇 합의내용은 서방측의 주장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베를린」포항문제에 있어서도 동서독간에 분규가 있을때마다 동독측에 의해 가해지던 제한이 완화되고 서「베를린」시민의 동「베를린」왕래보강에 합의본 것으로 알려져 서방측으로서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은 듯하다.
왜냐하면 소련은 종래「베를린」의 통행을 보강해주는 대가로 서「베를린」에 대한 서독의 정치적 발언권을 완전히 포기할 것을 주장해 왔기때문이다.
지난 6월까지만해도 금년 가을까지, 안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던 양측의 대립이 8월에 들어 불과 열흘사이에 네 대사가 일곱차례나 회합, 급진전을 보게 된 것은 소련측의 대폭적인 양보때문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소련으로서는 최근의 갑작스런 미·중공접근에 따라 구주·아주양쪽의 『긴장지역』 을 유지하기에는 벅차므로 구주지역에 「후고념」이 없도록 서둘러 안정시키고 대중공정책에 역점을 두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이는 중공접근을 서두르는 미국에 대한「호의」의 표시로 미국으로부터 중공관계에 관한「반대급부」를 바라는 것으로 볼수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번 초안에 따라 동·서양독의 실무자가 세부사항을 타결하는 길이 남아있다. 지금까지 서독·서 「베를린」의 특수관계에 반대해 온 동독이 반발할 것은 필지이므로 난항이 예상되나 빠르면 금년안으로 타결되어 다시 4대국협상에 넘겨져 정식 조인될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