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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4베이로 세대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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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주택업계가 요즘 베이(bay) 만들기 전쟁에 돌입했다. 베이란 아파트 전면(前面)의 구획을 뜻한다. 2베이는 전면에 거실+침실을 설계하는 것이며 3베이는 침실+거실+침실을 배치하는 것이다.

국민주택규모인 전용면적 25.7평짜리의 경우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2베이가 대부분이었으나 90년대 말부터 3베이가 유행하더니 올 들어서는 4베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4베이는 아파트 폭을 좁히고 대신 전면(前面)을 넓혀 방+방+거실+안방의 형태로 일조권을 최대한 확보하는 구조다. 정사각형의 구조가 직사각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과거 40평형대 이상에서만 설계했으나 지금은 30평형대에 보편화된 평면으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쌍용건설.한라건설.동문건설 등이 올해 30평형대 아파트에 4베이를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관련, 세중코리아는 최근 분석한 2003년 신평면과 베이의 특성을 통해 "향(向)을 중시하는 전통 때문인지 일반적으로 아파트 소비자들은 같은 평형이라도 베이가 많은 평면을 선호한다"며 "그러나 베이가 클수록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rh 저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가족 구성원에 따라 선택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용 25.7평 아파트에 적용하는 4베이의 최대 장점은 채광면적이 극대화되고 서비스 면적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서비스 면적은 전용면적 25.7평짜리 3베이의 경우 10~11평이지만 4베이에서는 12~15평으로 증가한다. 전면뿐 아니라 아파트 후면도 활용도가 커진다는 뜻이다.

밖에서 볼 때 전면이 넓어 집이 커보이고 안방이 자녀방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부부의 프라이버시도 보장된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우선 단지배치가 불리해 용적률을 높이기가 어렵다. 주택업체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뜻인데 결국은 4베이 아파트의 값이 비싸진다는 의미다. 또 서비스 면적과 벽체가 늘기 때문에 건축비가 증가한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4베이의 건축비가 3베이보다 전용면적 25.7평을 기준으로 약 3백50만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거실 깊이가 얕아 베란다를 확장해야 하며 평면이 길고 좁아 못쓰는 공간(Dead Space)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과거 2베이가 주방과 거실 사이에 못쓰는 공간이 많았던 것과 비슷하다.

이렇더라도 전반적으로 4베이 선호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동문건설은 자체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4베이를 선호한다고 보고 오는 9월 분양할 예정인 경기도 파주시 교하지구 아파트 32평형에 4베이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 김시환 이사는 "시장조사 결과 32평형 수요자의 70%가 4베이를 좋아했다"고 전했다. 세중코리아 한광호 실장은 "베란다 확장 없이 방이나 거실을 크게 쓰고 싶으면 3베이가 좋고 자녀방의 채광성을 고려한다면 4베이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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