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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아들 병역, 전남 땅 최대 쟁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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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팀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검은 이날 이창재 대검 기획조정부장(검사장)을 단장으로 한 청문회 준비단을 꾸려 김 후보자 보좌에 나섰다. [뉴스1]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28일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첫 출근했다. 다음 달 중순 열릴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대검찰청도 이창재 기획조정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꾸리고 청문회 체제로 전환했다. 준비단은 기획총괄·신상·홍보 등 세 파트로 가동된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선 여야의 공방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28일 “김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검란(檢亂)’ 직후 맡은 총장 직무대행에 이어 두 번째로 위기에 빠진 조직을 살려야 하는 역할을 맡았다”며 “하지만 상황이 안 좋아 청문회에선 혹독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후보자 낙점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작품이라는 설 등이 번지면서 청와대 입김에 따라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의 방향이 틀어질 수도 있다는 야당 측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전임 채동욱 총장이 청문회 당시 ‘파도남(파도 파도 미담만 나오는 남자)’이라는 극찬을 받고도 ‘혼외아들’ 의혹이 불거지면서 취임 5개월여 만에 불명예 퇴진한 경험도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후보자를 두고 제기된 핵심 의혹은 부동산과 병역 문제다. 우선 연고가 없는 전남 여수와 광양에 땅을 구입한 경위다. 김 후보자 측은 “여수 땅은 초임검사로 순천에 근무한 뒤 노후 거주 목적으로 구입해 한 번도 팔지 않았고, 광양 땅은 장인이 돌아가신 뒤 처남이 김 후보자의 부인 몫으로 장인 재산을 넘겨준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땅을 구입한 1988~89년 이후 이 지역 땅값이 크게 올랐다. 투기목적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자는 1976년 단기사병으로 입대해 13개월 만에 만기 전역했고 아들은 사구체신염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준비단은 “김 후보자는 건강 문제로 신체검사 과정에서 단기사병 판정을 받아 복무를 마쳤다”고 해명했다. 사구체신염은 2004년 연예인 병역비리 수사 당시 병역 회피의 신종 수법으로 이용된 것으로 드러난 질병이다. 병무청은 이후 사구체신염의 병역면제 판정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 27일 “경위와 상관없이 송구스럽다”고 밝혔던 김 후보자는 이날 “아들이 네 차례나 신검을 받았지만 탈락했다. 관련 증빙서류도 확인했다”고 적극 해명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가 김기춘 비서실장의 측근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김 후보자 지명에 김 실장이 영향력을 행사했고, 총장 취임 이후 검찰 수사가 청와대의 외압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이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인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수사가 핵심 타깃이다. 이를 둘러싸고 검찰 내 ‘항명(抗命)’ 사태가 빚어지기까지 했다. 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의혹 수사와 효성그룹·동양그룹 등 대기업 수사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민감한 사안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김 실장이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법무심의관실 검사로 근무한 것 외에 개인적 인연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의 수사 외압에 대해서도 “총장에 취임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지휘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김 후보자는 정부조직법상 공직후보자 신분으로는 청문회 관련 사항 외에 검찰 현안을 보고받을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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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 청문회 준비 착수
"아들, 신검 네 번 받고 면제"
"연고 없는 여수 땅은 노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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