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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장 첩이 된 추락기의 여승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2년 전「필리핀」「민다나오」섬 상공에서 소식이 끊어진 「필리핀」공군기에 동승했던 한 여인이 살아서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있다.
살아있는 정도가 아니라 어느 미개인부락 추장의 아내로 묶여있는 몸으로 지금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재작년 2월7일 민간인을 포함하는 승객 19명 승무원 4명을 태운 군수송기 C-47기는 「민다나오」섬「다바오」시에서 「가간데오로」를 향해 가던 도중 소식이 끊겼다. 이 수송기는 「아다산」주와 「미사미스오리엔탈」주 사이에 연한 산맥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돼, 경찰·군인·민간인이 총동원돼 구조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몇 주일간 수색했어도 허탕, 승객과 승무원의 시체는 고사하고 기체까지도 발견 못하고 철수했다.
그 당시 현장부근에 살고 있다는 미개의 「마노보」족이 시체로부터 귀중품을 훔쳐낸 다음 기체를 「바나나」잎으로 감춰버렸다는 정보가 떠돌았는데 그건 사실이었다.
구조대가 이 정보를 등한시하고 철저한 수색을 도중에 포기한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미사미스오리엔탈」주의 「크라베리아」란 고을엔 「마노보」족의 일단이 도기를 팔아 생계를 이어왔었다. 그러던차 최근 지나가던 행객 하나가 그 가운데 섞여있던 한 여자에게 접근해 말을 걸어보았다.
그랬더니 그 여자는 귓속말로 놀라운 말을 해주는 것이었다.
『나는 2년 전 조난한 C-47에 탔던 「모니나·게라」입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레오니·탄」이란 방송국 직원이 급히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게라」 여인은 「가간데오로」시에서 35km 떨어진 해변마을 출신으로 조난당시 나이는 19세, 막 대학을 졸업하던 때였다고 한다. 그녀는 조난 후의 이야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녀를 포함한 수명의 생존자들은 추락 후, 이내 「마노보」족의 추장한테 발견되었다. 추장은 부하들에게 생존자들의 살해를 명령했다. 「게라」여인의 아버지도 희생자 가운데 하나였다. 「게라」여인만은 「마노보」부락으로 끌려가 추장의 몇 번째인지 모를 아내노릇을 강제 당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2년여-.
「게라」여인은 어쩌다가 「크라베리아」마을에 모습을 나타내고 『어떻게 해서든지 다시 문명사회로 돌아가고 싶다』고 애소했지만 또다시 「마노보」족에 끌려 산중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이 엽기적인 이야기를 세상에 전한 「드라이·미디어·뉴스」방송망 및 「마닐라」주변의 유력지들은 지금 조속히 「게라」여인을 구출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JP=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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