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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 ' 남이섬에 박시춘 노래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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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봄날은 간다’의 작곡가 박시춘(1913~96) 선생 노래비가 100주년 탄생일인 28일 강원도 가평 남이섬의 노래박물관 앞에 선다. 박시춘의 본명은 박순동. 경남 밀양 출신이다. ‘애수의 소야곡’ ‘신라의 달밤’ ‘럭키 서울’ ‘가거라 삼팔선’ ‘전우야 잘 자라’ ‘전선야곡’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정거장’ ‘세상은 요지경’ 등 숱한 히트곡을 남겼다. 민요에서 대중가요로 자리바꿈을 이끈 작곡가, 시대의 감성을 가장 잘 표현한 작곡가로 평가받는다. 민족의 애환을 달래준 노래를 수없이 남긴 그는 대중음악인으로는 최초로 1982년 대한민국 문화훈장 보관장을 받았다.

 노래비에 적힐 ‘봄날은 간다’는 화가였던 작사가 손로원의 가사에 박시춘이 곡을 붙였다. 손로원이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피난해 있던 판잣집에 불이 나 연분홍 치마 차림의 어머니 사진 마저 타버리자 그 모습을 그리며 쓴 가사다. 1953년 가수 백설희가 취입한 이래 지금까지 60년간 트로트·포크·록·창·재즈 등 다양하게 편곡됐다. 평소 ‘봄날은 간다’를 즐겨 부르던 소리꾼 장사익이 노래비 글씨(사진)를 쓴 것도 눈길을 끈다.

 이날 오후 3시 남이섬 야외 특설무대에선 가수 손인호·금사향·김도향·전영록·무드살롱이 출연해 박시춘 탄생 100주년 기념 축하공연을 연다. 음악평론가 박성서가 쓴 『박시춘 100주년 기록집』 출판기념회도 마련된다. 남이섬 노래박물관에선 지난 8월부터 ‘박시춘과 함께 돌아보는 한국대중음악사 여행’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연말까지 계속된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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