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진들 대선 불복 거론 … 새누리당은 "콩가루 검찰" 분통

중앙일보

입력 2013.10.23 01:33

업데이트 2013.10.2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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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정원의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일부 민주당 중진이 지난 대선을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대선불복 논란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했다. 5선의 정세균 의원은 22일 트위터에 “옳은 것을 말하는데 대선불복으로 비춰질까 두려워할 필요 없다. 더 큰 소리로 말해야 한다”며 “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이것이 부정선거가 아니면 무엇이 부정선거란 말이냐”는 글을 올렸다. 이어 “권력은 공익을 위해 선용될 때 빛을 발하는 것이지, 정권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악용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불러오기 마련”이라며 “오늘은 옐로카드지만 내일은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오전 열린 긴급 의총에서도 두 명의 3선 의원이 부정선거와 대선불복을 언급했다. 설훈 의원은 “대선 자체가 심각한 부정이었음을 새삼 깨달아야 한다. 선거 결과에 승복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도 “새누리당에서 댓글 몇 개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느냐며 호도를 하고 있지만,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선거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히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대선불복 발언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당 지도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헌정 사상 초유의 국가기관 대선개입과 국가정보원 SNS 댓글 수사에 대한 외압 사건을 대선 결과와 연관 지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불복과 연계시킨 발언이 아니라 투쟁의 강도를 높이자는 취지였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한 당직자는 기자들에게 “분위기가 격앙돼 거친 발언이 나왔지만 대선불복은 분명 아니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은 반발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지금이 어느 시대이고 어떤 국민인데 부정선거 운운하는지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민생은 뒷전이고 대선 패배 후유증 탓인지 한풀이용 정쟁에만 골몰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고 비난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도 “민주당이 그동안 대선불복에 대해서 치고 빠지기를 하더니 이제 대놓고 대선 불복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며 “민주당은 대선패배 한풀이의 못된 습관과 대선패배의 망령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고 목청을 높였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 검찰 수뇌부가 자중지란을 일으키며 지휘체계 붕괴 상황을 초래한 데 대해 여야는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하지만 조준점은 달랐다. 새누리당은 검찰의 기강해이를 질타한 반면 민주당은 대통령 사과와 관련자들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국감대책중반점검회의에서 “검찰의 행태는 실망을 넘어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한 항명, 검사동일체 원칙의 위배, 파벌싸움이라는 검찰 내분 양상을 넘어 수사기밀이 특정 정치세력에 흘러갔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국정원 댓글 수사 결과를 발표한들 누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겠느냐”고 비난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광주지검 검사로 특채되었던 윤석열 전 수사팀장, 2003년 경찰 간부인 경정으로 특채된 권은희 전 수서서 수사과장, 그리고 얼마 전 통합진보당의 경선대리투표를 무죄 판결해 국민들의 우려를 샀던 송경근 판사는 2004년 대전고법 판사로 특채된 인물”이라며 “상식과 경우를 벗어난 일탈행동과 이를 옹호하는 민주당에 대해 국민들은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출신인 권성동 의원은 “시쳇말로 얘기해서 콩가루 집안이 된 것 같아 검찰 출신으로 저도 참 안타깝고 괴롭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의 사과와 동시에 수사팀에 외압을 행사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남재준 국정원장,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을 비롯한 모든 책임 있는 인사들의 즉각적 퇴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장 수사팀장에서 배제된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수사팀장에 복귀시키고 소신껏 수사를 진행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인식·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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