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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묻힌 「헵번」의 행복|그가 말하는 사랑과 인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69년l월 「로마」의 정신과 의사 「안드레아·도티」와 결혼한 뒤 「스위스」에 새 보금자리를 차린 「오드리·헵번」은 최근 미국의 여성 잡지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남편과 두 아들, 그리고 자연 속에 묻혀 무척 자유롭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근황을 알렸다.
금년 들어 42세로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크고 맑은 눈과 해바라기 같은 미소를 지닌 「헵번」은 「도티」와의 결혼 후 처음으로 금년 여름 「로마」에서 새 영화 『생존자』에 출연하게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40평생을 통해 겪었던 사랑과 인생에 대해 다음과 갈이 말하고있다.
『만일 우리가 어떤 사람의 두려움을 이해한다면 그 사람의 기쁨이 또한 무엇인가를 알 수 있을 겁니다. 저의 가장 큰 두려움은 제가 겪었던 2차 대전인데 그 가운데서도 나치 점령 하에서 가정을 잃고 헐벗은 채 죽음 앞에서 고통 당하던 인간들의 모습이 가장 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 때의 경험이 나로 하어금 가정의 평화와 남편과 가식의 사랑이 나에게는 일부분의 것이 아니다라 무한한 중요성을 찾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들었읍니다. 그것은 내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가 「스위스」의 어느 호숫가에 안착하게 된 이유는 이렇듯 외부 조건에 의해 가정의 행복을 잃고 싶지 않다는 것만은 아니다. 남편 「도티」도 「로마」의 「아파트」생활에 비해 조용하고 생생한 자연 속의 생활을 훨씬 가치 있게 느끼고 있으며 「헵번」이 그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었다는 아름다운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자기보다 아홉살이나 연하인 남편 「도티」와의 결혼 생활은 얼핏보기엔 무척 어색할 것 같으나 그는 『내가 단지 9년 동안 인생을 보아 왔다는 사실 이외에 아무런 문제가 되고 있지 않아요. 어떤 때는 예를 들면 지적으로는 그가 훨씬 앞섰죠. 그러나 정서적으로 우리는 같은 수준에 있어요』라고 말한다. 심지어 그녀는 때로 자신이 12세난 소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38세쯤 먹은 것 같기도 하다면서 자기의 나이가 얼마인지 또는 「내가 누구인지」를 심각히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발레」훈련 이외에는 교육을 받지 못해 논리적인 머리는 갖고 있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과 달리 「센스」를 계발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자신의 직감력에 귀를 기울이는 능력을 대신 갖고 있다.
『요즘은 너무 많은 사람, 너무 많은 물질, 지나친 감성들로 세상이 차 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이런 것들이 많아질수륵 저는 점점 더 원하지 않게 돼요. 많은 사람이 달로 여행하겠지만 그럴수록 저는 나무밑에 앉아 자연을 즐기는 것으로 택하겠읍니다.』 새로 찍을 영화에서 그는 젊은 여자역을 맡게 된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나이보다 젊어 보이지만 젊음을 유지 하기에 부심하지는 않는다.
『자연을 좋아하기 때문에 무척 걷기를 즐기고 규칙적이기보다는 자유롭게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잠자는 주의를 택하고 있읍니다.』
나무와 풀과 꽃으로 가득찬 집에 2, 3주일씩 외출 한번 하지 않고 파묻혀 사는 그는 가정을 가장 아름답고 건강히 지키면서 그의 생활을 자유롭고 생생하게 가꿔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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