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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막바지의 「이색」경연|「5·25」만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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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조직은 당 조직에 그치지 않고 갖가지 사조직이 있다. 사조직은 씨족 같은 재래식이 많지만 「박테리아」번식법이란 새로운 비밀 특수 조직이 생겨났다.

<박테리아 조직 맞선 땅굴>
이 「박테리아」번식법은 당기간 요원인 A당원이 갑이란 유권자를 설득, 공화당에 입당할 것을 권유하고 갑이 이를 받아들이면 바로 갑의 입당을 당 조직에 보고하게 되고 당 조직은 갑의 당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당원인 B를 야 당원으로 가장시켜 야당 입당을 유리한 조건을 달아 권유해 본다.
이때 갑이 이 권유에 따라 야당 입당을 생각하게 된다면 공화당 입당을 거절하게 되며 야당 입당을 뿌리치면 핵심 당원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당성이 확인되고 핵심 당원이 되는 갑은 당 조직에 의해 이런 방법으로 다시 주변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당 세 확장 과업을 맡게 되며 이 「박테리아」번식법은 상대방의 조직을 무너뜨리는데도 이용이 된다는 것.
야당의 경우도 일명 「땅굴 조직」이라는 비밀 조직으로 이 방식을 널리 이용한다.
또 다른 조직으로 「계」는 선거전에서 후보자의 방계 집단 조직이자 고정 표밭.
공화당이나 신민당 후보를 가리지 않고 이 「계」조직은 선거구마다 거미줄처럼 짜놓은 경우가 허다하다.
대구 남구의 경우 학교를 여러 개 갖고 있는 신민당의 신진욱 후보는 학부형 중심으로 계를 만들고 이 곗돈을 선거 자금에 이용하면서 『내가 떨어지면 계가 깨어진다』는 것을 은근히 비친다. 이에 대항해서 공화당의 이효상 후보도 공화당원 가운데서 전위 부대 역할을 할 1천9백명의 핵심 당원을 선발, 38개 투표구마다 50명씩 묶어 계 조직을 만들어 놓고 있으며 이원만 (대구 동구) 후보는 계 「멤버」도 대형화시켜 모두 5천명을 거느리고 있다.

<계 따라 표밭 휩쓰는 치맛바람>
이런 경우는 당원끼리의 계모임이지만 박준규 (서울 성동 병) 의원은 공장의 여직공을 묶어 15∼20명 단위의 계 조직을 해놓고 있으며 이밖에 많은 후보자들은 부인을 통한 이동 단위의 부녀 계 조직까지 해놓아 사실상 당의 사선 조직으로 활용되고 있다. 후보자들은 이 계의 매달 회식비를 부담하거나 아니면 일정액의 계 금을 지불해 주기로 하기 때문에 계「멤버」들의 참석을, 활동력은 대단하다는 것.
서울 시내 어느 지구당의 경우 이중, 삼중의 계모임에 지출되는 돈이 매달 50만원을 넘어선다는 것인데 대개 이 계모임에서도 후보자의 「이미지」부각, 지역 개발 등이 주로 다루어지며 경우에 따라 지구당 간부들이 나타나 득표 과업을 맡기기도 한다.
이래서 야당 성향이 짙은 계원이 여당 성향으로 바뀌어지거나 계원들이 득표전에 뛰어들어 부녀 계 운동의 치맛바람이 표밭을 휩쓸기도 한다.
국회의원 선거 기간 중에는 기공식을 못하게 했고 자질 구례 한 지역 사업 공약도 못하도록 한 것이 67년 6·8 선거의 반성 입법이지만 지역 사업은 빼놓을 수 없는 득표의 무기인지 여야 후보는 곳곳에서 색다른 지역 사업 공약 논쟁을 벌인다.
지역 사업을 제일의 득표 수단으로 하는 것은 대부분 공화당 후보도 축대·분뇨 처리장·상수도 시설·대교 건설·공장 유치·도로 포장 등 각 지역구 평균 절개선에 이른다.
속초-양양-고성구의 한병기 (공화) 후보는 어로저지선의 배상, 원양 어항의 설치, 동해안 고속도로의 신설 등 강원도의 숙원 사업을 선거구 공약으로 들고나서는가 하면 박만영 (공화·나주) 후보는 「면마다 중학교 개축·우체국 신설」을, 신동식 (공화·고흥) 후보는 부락 단위의 숙원 사업 두 가지씩 처리해 준다는 「미니」공약을 내놓고 있다.
지역 개발을 위한 자문위 구성도 여러 곳에서 공약으로 내세워지고 있는데 최재구 (공화·고성)씨는 중앙의 전문가들로 「고성 개발위」를 설치하겠다고 나섰으며 한병기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되는 후보자들을 모두 지역 개발 자문 위원으로 위촉하겠다』고 공약.

<야 후보 공약 옆 치기 하기도>
오유방 (공화·서대문 갑) 후보는 공약을 「긴급 개발 행동」으로 표현, 무허가 건물의 양성화 등 9개 개발 행동을 내세우면서 「라이벌」인 『김재광 (신민) 의원이 벼르던 일을 모두 내가 먼저 해내겠다』고 남의 공약 우선 처리를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대표적인 말들을 추려보면
▲내가 공화당 정책 위원장을 오래 맡아 정부 예산을 다루어 본 경험에 의하면 야당 의원 지역보다는 공화당 의원 구역에 더 많은 예산이 가게되더라. (백남억 공화당 의장)
▲야당 의원만 계속 뽑았기 때문에 뒷골목 포장도 안되고 수도물도 잘 안나오는 등 발전이 늦은 곳이 마포다. 사람들은 나를 「불도저」라고 하는데 여러분들이 국회의원을 나를 뽑아 「불도저」에 「프러펠러」를 달아주면 마포를 서울 속의 서울로 만들겠다 (김현옥 후보)는 것.
야당의 항변은 ▲거짓말투성이의 지방 사업 공약을 나는 않겠다. (김영삼 후보)는 정면 반박도 있고 ▲서울은 14명의 의원 중 13명이 야당 의원인데도 예산의 반이 투입되어 날로 발전하고 공화당 의원만 내는 농촌은 10년을 그 모습대로더라 (정해영 후보)는 역습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야당이 지방 사업을 더 내세우는 곳도 있다.
의성의 신민당 우홍구 후보는 내무부의 지방 교부금 배정표를 내보이면서 『의성은 경북의 시골 중 단 하나 야당인 나를 6대 국회로 보낸 곳이지만 내 노력으로 지방 교부금이 도내 2위』라고 자랑한다.
대구 남구에서도 신민당의 신진욱 후보는 『대구 중심가였던 이곳은 이효상 의장이 나이가 많고 점잔만 빼다가 다른 구역만 모두 발전하는 바람에 대구 속의 시골로 만들고 말았다』 면서 『젊은 내가 나서서 지역 개발을 모두 맡아 하겠다』고 크고 작은 지역 사업 공약을 풍성하게 내놓는 바람에 이효상 후보가 『지방 사업은 국회의원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예산으로 시장이나 군수가 하는 일』이라고 마치 다른 지역의 야당 후보 같은 발언을 하고 다니는 뒤바뀐 입장의 곳도 있다.

<타고 온 헬기에 청중 뺏기고>
개인 연설회는 신민당 후보가 더 많이 하고 있으나 중앙당의 유세 지원은 공화당의 대량 동원으로 신민당이 열세다.
공화당은 9개 반이 있고 이중 박정희 총재·김종필 부총재·백남억 당의장·정일권 총재 고문·이석제씨의 5개 반이 자유롭게 뛰고 있으며 박 총재와 김 부총재는 「헬리콥터」까지 이용하여 시간을 벌고 있다. 「헬기」이용은 시간은 벌지만 유권자들이 연설보다 「헬기」구경에 더 흥미를 느껴 곤경을 겪는다.
거제와 신안 두 섬에서는 강연장 청중들이 김 부총재가 타고 온 「헬」기 착륙장에 모두 몰려가 버린 바람에 현지 공화당원들은 청중을 다시 강연장으로 안내하느라 땀을 뺐고 유별난 관심 때문에 떠날 때는 섬을 낮게 한바퀴 돌아주기도 했다.
신민당은 각 시도별 유세반이 있으나 인기 있는 유세반은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씨 반인데 이중 김대중씨 반만이 전국을 자유롭게 누비고 있을 뿐 김영삼씨는 부산 서구에 매여 선거기간 중 초반 3일과 종반 6일, 이철승씨는 전주에 매여 초반 3일과 종반 3일밖에 지원 유세를 하지 못했다.
선거 선심은 음성화되어 사랑방에서 조용히 행해진다. 또 지방의 중·고교 수학 여행, 노인들의 서울 구경엔 그 지역 후보자가 여비 보조 경쟁을 한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67년의 6·8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봄 놀이와 막걸리로 흥청대는 선심 공세가 있다.

<후보·유권자 선심 책임 떠밀어>
경남 거제 대교에는 인근의 삼천포·남해·통영 등지에서 온 선거 철의 봄 놀이꾼들로 흥청대는 관광지가 되었다.
거제 고성 진주 등지에서는 부녀자들의 들놀이가 한창인데 이들 부녀자들이 술에 취해 농악을 앞세우고 춤을 추며 대로의 교통을 막기도 한다.
김해에선 유세장 옆엔 언제나 공짜 막걸리 집이 급조되어 정견 발표 회장은 유흥장 같은 분위기다.
이런 타락 현장에 대해 고성의 여야 정당 후보들은 『유권자들이 「그룹」을 만들어 놀이지원 자금을 요청했으니 막걸리 값을 안 줄 수 없다』는 해명이나 선거민들은 『천만의 말씀, 후보자들이 막걸리를 풀어 놨는데 굳이 안 마신다고 할 것 없지 않느냐』는 얘기다.
경기도 Y지구에서는 합동연설회나 공화당 유세가 끝나면 당원 단합 대회란 이름으로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에게도 음식과 막걸리를 내는데 가끔은 음식점이 모두 차 멀리서 대접을 받으러 온 유권자들이 부락의 당 책임자에게 투정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호남 지방 일대에는 매일 도처에서 선심 막걸리에 취한 아낙네들의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인데 유세장에 가기 위해 「헬리콥터」를 타고 지상을 내려다 본 김종필 공화당 부총재는 『이런 타락상이 나라망치겠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득표에는 「고향 찾기 운동」등 지역 색깔을 풍기는 말이 많다. 서울이나 부산의 대도시신민당 후보들은 『농촌에선 관권과 돈으로 공화당 후보가 모두 당선될 것 같으니 두 시에서나 야당을 뽑아 주어야 야당의 명맥이 유지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지방의 공화당 후보들은 『도시에서 나오는 야당 의원만으로도 견제 세력은 충분하니 농촌에서나마 공화당 후보를 뽑아 안정 세력을 갖게 해달라』고 말한다.
4·27 선거 후 반성의 소리가 높았던 지역 감정을 국회 의장단이 부채질해서 말썽.
공화당 소속인 이효상 국회의장은 대구에서 『전라도에선 4·27 선거 기분이 그대로 있어 신민당을 많이 뽑을 것 같으니 경상도에선 공화당 후보를 몽땅 뽑아주어야 박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월내 안정 세력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신민당 소속인 정성태 국회 부의장은 광주에서 『이번에도 전라도민은 신민당 후보에 표를 몰아 주어야 경상도 정권과 대결하여 호남 푸대접을 시정할 수 있다』고 기염.
이 지역 감정은 두개의 군이 합쳐진 지역이나 타지방에서 온 후보에 대한 공격에도 이용된다.
수원에선 67년 선거 때 공화당과 대결했던 김두한씨가 이번에는 공화당 측 찬조 연사로 나와 『나도 지난번 보따리 후보로 여기 왔지만 이번에도 신민당이 보따리 후보를 공천했는데 이는 잘못』이라고 공격한다.
거창-함양구에서도 토박이인 신중하 (신민) 후보측이 민병권 (공화) 후보가 이북 출신이라 해서 『고향을 되찾자』는 구호를 새긴 노란색 「리번」을 당원들의 가슴에 달게 했다.

<보따리 후보 맞서 토박이 강조>
양산-동래구에서는 양산 출신의 신상우 (신민) 후보가 『두번이나 동래 사람 (공화당의 노재필 후보) 을 뽑았으니 이번만은 양산 사람을 내자』는 주장이고 화순-곡성구에서도 이재걸 (신민) 후보 역시 6, 7대 의원 양회수씨 (신민) 공화당 후보 문형태씨가 모두 화순 출신임을 물어 『세번째까지 계속 화순 사람만 뽑지 말고 이번에는 곡성 사람이 한번 단결해 보자』고 열을 올린다.
득표에는 거물급 선거 사무장을 내세운 곳도 있다. 이 대표적인 것은 박순천 신민당 고문을 사무장으로 내세운 부산 동구의 신민당 김승목 후보.
박 할머니는 15일 부산에 내려와 사무장을 맡았지만 실질적인 사무는 젊은 당원에게 맡기고 부산 시내 다른 구역은 1회씩만 찬조 연설을 하고 동구만은 모든 개인 연설회에 연사 주역으로 나서고 있다.
또 충무-통영에선 공화당의 김종호 후보가 함께 공천을 경합했던 최중일씨를 사무장으로 모셔 최씨의 사조직 「탑회」를 활용하고 있고 고성에선 국민당의 최석림 후보가 대원군이란 별명을 가진 그의 가친 최낙권씨릍 사무장으로 내세워 이채.

<「돈」과 「인물」 싸고 입씨름도>
『입지 10년 아니 이젠 나도 한번 국회의원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한번 써봐 주시오.』
구례-광양의 박준호 후보 (공화)는 60년의 7·29 총선 때부터 출마해온 자신의 입장을 유권자에게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호소한다.
박씨는 또 『우리 고장은 재선을 안 시키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다』고 설득한다.
이에 대해 이현재 후보 (국민)는 『방장 불절이란 말이 있다. 이것은 자라는 나무는 차마 꺾지 못한다는 뜻이다』라고 응수.
전북 완주는 자수 성가로 삼화 출판사 등 몇십억대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 출신 유기정 후보 (공화)와 7년간 외국 유학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 총장, 공보부 장관을 역임한 교수 출신 임성희 후보 (신민)와의 사이에 「돈」과 「인물」에 관한 말씨름이 한창.
임씨는 『돈과 인물의 대결』이라면서 『유씨는 사업하는 사람이니 내가 당선되면 나의 지면을 최대한 활용하여 유씨의 사업을 적극 돕겠다』고 하는데 대해 유씨는 『인물이란 전세를 냈는가 특허를 냈는가. 나는 나대로 배웠고 나나름의 소신과 경륜이 있다』면서 『부모덕으로 박사·총장·장관을 지낸 사람만이 인물감 아니다』라고 응수.

<내무장관은 군 시절 내 부하>
선거전에서 과잉 선전은 있게 마련. 국민당의 이원수 (의성) 후보는 『웬만한 시골 국회의원은 서울 가야 거물급 정치인의 심부름꾼 노릇이나 하지만 나는 나이는 젊지만 한 정당의 정무위원』이라면서 『윤보선 총재께서 75년도에 나를 김종필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씨 등과 맞겨루게 하기 위해 큰 자리를 준 것』 이라고 자기 선전에 열을 올린다.
이와는 유형이 다르지만 최영희 (공화·평택) 후보는 『내무장관은 내가 군에 있을 때 내 부하였고 건설부 장관은 『군의 동기생』이라면서 『모두들 나를 도와주기 위해 이 곳을 찾아온다』고 했다.
숫제 읍소형도 있다 .경북 영주에서 낙선만 거듭해온 박용만씨는 『처음 국회에 나올 때는 젊고 미남이었는데 이젠 흰머리에 주름살이 엉겨 붙었다고 이번에도 내가 떨어지면 여러분도 염치가 없을 것이요』라고 한다.
강원도 속초-배양-고성구의 경우, 낙선만 거듭한 함종식씨가 『이곳 공화당 후보는 박 대통령과 인척이니 국회의원 안 해도 할 일이 많지만 나는 이번까지 떨어지면…』라고 말을 맺지 못하고 이 때문에 공화당 한병기 후보는 『나도 여러 차례 낙선한 그 사람을 동정한다. 당선되면 그 분의 취직이나 생활비 보조는 책임지겠다』는 색다른 공약으로 응수한다.
관록과 조직 자금 면에서 서로 뒤질세라 전국 최고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부산진 을구의 최두고 (공화) 정해영 (신민) 두 후보는 종반전에 접어들자 합동 연설 때마다 입씨름도 만만찮다.
▲최 후보=박 대통령을 잘 보좌하여 조국 근대화의 열매를 맺도록 뽑아 달라. ▲정 후보=국회란 대통령을 보좌하는 기관이 아니라 정부를 감시하는 곳이며 대통령을 보좌하겠다는 사람은 청와대로 보내자.

<통혁당 사건 싸고 사상 논쟁도>
또 김상돈 후보 (신민)와 이병희 후보 (공화)도 입씨름이 만만찮다. ▲이 후보=나보다 훨씬 선배인 「마포 할아버지」가 노년을 편안히 보낼 수 있도록 조용한 양로원으로 안내하겠다. ▲김 후보=수원 시민이 공화당의 독주 표를 구경만 할 우둔한 시민이 아니다.
영천에서는 공화 신민 양당 후보간에 사상 논쟁이 한창이다. 공화당 측은 신민당 김상도 후보의 친동생 김종태가 통혁당 사건으로 사형 당하고 조카 김질락이 무기형을 받고 수감중인 사실을 들어 『김 후보의 사정도 석연치 않은 데가 있다』는 말을 퍼뜨리고 있다. 김 후보는 연설 때마다 『내 동생을 죽인 것은 빨갱이다. 나는 이 빨갱이를 잡아 원수를 갚기 위해 출마했다』고 해명.
선거 연설의 좋은 때와 가장 좋은 장소 신청을 위해 후보들은 경쟁한다.
신민당의 경우 전남 보성의 이중재 후보와 경북 의성의 우홍구 후보는 당에서 공천장을 발급하기로 한 날보다 하루 앞서 당수에게 특별 교섭을 해서 이 후보가 전국에서 1번으로 우 후보가 경북 1번으로 등록한 뒤 등록과 동시에 개인 연설회 신청을 했는데 보성 이 후보의 경우는 예상으로 빠른 등록 서류 접수를 방해 (?)하기 위해 지역구 선관위원들이 모두 자리를 비워 등록 접수를 한동안 못해 말썽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이 지역들은 좋은 시간만 차지했을 뿐 장날의 연설회 독점까지는 하지 않았는데 충북 청원에선 신민당의 신관우 후보가 군내 12개 면 중 6개 면의 장날을 독점, 선거일전까지 한곳에 하루 3회씩 연설 장소를 신청하여 상대 후보의 장날 연설을 봉쇄하여 말썽이다.

<야 후보 장날 유세장 독점>
공화당 민기식 후보는 중학교 후배인 신씨를 설득하려했으나 거절을 당하자 다른 군소 정당 후보들과 합동 연설 때마다 비난하고 얼마 안 떨어진 곳에서 연설회를 개최하는 등 신경전을 펴고.
신씨는 선거법에 따라 미리 신청한 것 뿐인데 공화당이 군소 정당을 매수했다고 응수, 사태는 맞고발로 까지 확대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울 영등포 정구나 전남 나주에서는 서로 「페어·플레이」를 다짐하면서 신사도를 지킨다.
박충훈 후보 (공화)와 윤길중 후보 (신민)는 선거 공보 후 윤길중씨가 선거 사무소를 열자 박 후보는 축하 화분을 보냈고 윤 후보는 박 후보를 찾아 답례 인사를 했다.
경찰이 야당 후보 연설회나 야당 후보 주변에 대한 동태 등을 감시하는 곳도 있다.
충북 진천 지구에서는 현지 경찰이 다른 여관에 대해서는 야간 임검 하지 않으면서 야당후보가 숙소 겸 선거 연락소로 쓰고 있는 여관에 투숙한 사람을 하나씩 「체포」하기도 한다.
충남 예산에서는 야당 후보 연설회에 지서장이 입구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 출입자를 지켜보고 있어 청중들이 더러 피해 돌아가기도 했는데 이를 본 야당 후보는 지서장의 멱살을 잡고 손찌검까지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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