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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조직 혁신 이끄는 '요물' 클라우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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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톰 송
한국IBM 소프트웨어그룹
부사장

요즘 국내에서는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네트워크 구축이 활발하다. 내년 전국 서비스를 목표로 이동통신 3사가 기지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동통신 회사들은 이 광대역 LTE로 이동통신의 대세인 LTE-A뿐만 아니라 모바일인터넷TV(m-IPTV)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속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렇다면 세계 5개 대륙 가운데 가장 낙후된 곳이지만 차기 신흥시장으로 부상한 아프리카 이동통신 시장의 현실은 어떨까. 세계가 서비스 속도 경쟁에 함몰되듯 아프리카 역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서부 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나라 가나. 날씨만큼 이동통신의 서비스 속도 경쟁도 뜨겁다. 이 나라의 대표적인 이동통신 회사인 서프라인커뮤니케이션스는 최근 모바일 데이터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LTE 네트워크를 상용화했다. 서프라인은 또 모바일 데이터 서비스를 서부 또는 중앙아프리카로 확대하기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업무 효율화와 향상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스마트 기기에 연결된 네트워크가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스마트폰의 앱을 가능하게 하는 것 또한 클라우드다. 실생활에서 적용된 사례를 좀 더 살펴보자. 오전에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교통상황을 확인하고 최적 경로를 찾으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결제를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으로 해결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클라우드다. 모바일과 클라우드는 얽혀 있는 세계다. 이렇듯 오늘날 모든 정보를 쉽고 효율적으로 이용 가능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엔진’이 바로 클라우드다.

시장조사기관인 기가옴에 따르면 2014년 클라우드 컴퓨팅 투자는 15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가트너도 올해 전 세계 기업의 60%가 클라우드를 도입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이처럼 클라우드가 비즈니스 환경을 새롭게 혁신하는 데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는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비즈니스 혁신을 이끄는 성장엔진이다. 모바일 장치의 확산, 실시간 데이터, 소셜 미디어의 성장, 분석 등이 정보기술(IT) 수요를 이끌어내고, 이 모든 것이 클라우드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래서 클라우드로 연결된 모든 지식과 정보가 쉽게 공유돼 이것이 비즈니스 혁신으로 이어지게 한다. 베트남의 최대 은행 중 하나인 티엔퐁 은행은 영업 확장과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클라우드를 도입했고, 그 결과 은행 업무와 서비스가 크게 개선돼 클라우드 도입 1년도 안 돼 고객 수가 50% 증가했다고 한다.

 엄밀히 말해 클라우드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이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더욱 신속하게 한다. 고객관계를 전략적으로 형성할 수 있고, 고객과 직원의 전문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클라우드는 단순히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조직문화의 혁신까지 이끌어내는 ‘요물’이다.

톰송 한국IBM 소프트웨어그룹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