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스탠튼, 뉴욕 메츠로 이적

중앙일보

입력

'좌타자 스페셜리스트' 마이크 스탠튼(35)이 17일(한국시간) 브롱스에서 퀸즈로 향하는 메츠행 지하철에 올라탔다.

뉴욕 메츠와의 계약 조건은 3년간 900만달러(2003년 200백만달러,1년마다 100만달러씩 추가)와 트레이드 불가 조항(No-Trade Clause)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2 시즌, 뉴욕 양키스의 좌완 셋업맨으로 활약한 스탠튼은 자신의 생애 최고 출장 횟수인 79경기 출장, 방어율 3.00, 7승 1패를 기록했다. 양키스 소속이던 지난 6년 동안 3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4번의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 셋업맨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스탠튼이었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은 그에게 참으로 냉혹했다.

그 이유는 전 소속팀 양키스가 2002시즌 연봉 250만달러에 못미치는, 2년간 460만달러의 연봉을 제시했기 때문. 올 시즌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던 그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터무니없는 계약조건이었던 것.

게다가, 양키스의 협상태도도 스탠튼의 자존심을 자극하는데 한 몫을 했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지 불과 15분만에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않으면 협상을 포기하겠다며 어름장을 놓았던 것. 결국 스탠튼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고 양키스를 떠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한편, 스탠튼을 매몰차게 버린 양키스는 2002시즌 7승(2패) 방어율 0.95를 기록하며 MLB가 선정한 ' 2002 최고의 셋업맨'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은,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좌완 크리스 해먼드(36)를 2년간 480백만달러에 영입하여, 결국은 스탠튼을 버리기위한 수순밟기였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메츠는 마크 거드리에게 연봉조정신청을 하지않아 공석이 생긴 좌완 셋업진에 스탠튼을 영입하여, 톰 글래빈과 더불어 팀의 마운드의 든든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

스탠튼의 메츠행은 뉴욕에 남기를 원했던 그의 바램대로 이루어진 것. 하지만 그로인해 한동안 잠잠했던 '라이벌' 양키스와의 첨예한 신경전을 더욱 강화시킬 전망이다.

마이크 피아자와 로저 클레멘스의 빈볼시비로 인해 격화되었던 양팀간의 앙숙관계가 클레멘스의 이적 가능성으로 약화될 즈음, 양키스로부터 버림받은 스탠튼의 영입으로 인해 다시 한번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2003시즌 퀸즈와 브롱스 사이에 또 하나의 '라이벌 카드'로 스탠튼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우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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