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교생 바른 이해와 지도(2)|신체적 변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맞게 되는 청소년 시절은 가장 왕성한 신체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는 시기이며 사춘기라는 큰 변화를 겪는 시기이기도 하다. 또한 청소년 시기는 부모의 세심한 배려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들이 겪는 급격한 신체적인 변화는 정서적으로도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청소년 시절은 왕성한 신체 발달이 일어나며 장차 성인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임에도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그들의 신체를 최대한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환경을 누리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뿐 아니라 사춘기를 맞고 또 거쳐가는 동안 이들에게 적절한 예비 지식과 이에 대처하는 훈련 및 도덕 관념을 심어주는 건전한 교육도 충분히 실시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청소년들에 대한 순결 교육의 필요성을 놓고 많은 어른들이 논란을 거듭했으나 『전과 다름없이 별다른 교육을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이 중·고등학교 남녀 학생들의 의견이다.
사실상 우리 나라 여학생 가운데 예비 지식이나 준비 없이 충격적으로 초경을 당한 수는 30%가 넘는다.
70년10월 서울교육대학 김제한 교수가 조사한 결과에는 『모르고 초경을 겪은』 여학생 이외에도 『무서웠다』『부끄러웠다』와 같은 심리적 갈등을 겪는 여학생이 21%나 됨도 밝혀졌다.
『예비 지식 없이 맞이하는 사람은 물론이지만 알고 있는 사람도 부모나 선생님들로부터 지도를 받아 아는 것이 아닙니다. 우연히 미리 알게 되는 것이 보통이며 가정이나 학교에서 배우기 시작할 때는 이미 초경을 겪은 뒤』 라는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한 여학생의 말이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친구나 책·잡지·주간지 등에서 지식을 얻고 있다. 학교에서 가정시간이나 생물 시간에 피상적으로 배우는 것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청소년들의 솔직한 말이다.
사춘기를 맞기 전인 국민학교 시절부터 예비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견해인데 이와 비슷한 의견은 당사자나 학부형들에게서도 들을 수 있다.
『지식은 일을 겪기 전에 알아야 되므로 늦어도 중학교 1학년에는 가정에서든 학교서든 가르쳐야할 것 같다』는 한 학부형의 말이다.
그러나 소위 순결 교육의 목표는 단편적인 지식을 주입시키는데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를 맞이하는데 대한 지식뿐 아니라 맞이하는 태도, 더 나아가서는 올바른 윤리관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는 교육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말하는 학부형 H여사는 소홀하기 쉬운 남학생에 대한 도덕 교육의 필요성도 지적한다.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사춘기를 맞는 연령은 여자가 13년11개월, 남자는 여자보다 2년 정도 늦게 맞는다.
이화여대 윤남식 교수가 조사한 통계를 보면 우리 나라 중·고등학생의 성장 과정은 중학1학년인 12세와 고등학교 1학년인 15세에서 가장 높은 성장을 나타내고 있는데 급격한 신체성장과 사춘기를 맞는 시기와는 깊은 관계가 있다.
그러나 윤 교수에 의하면 12세와 15세에서 급격히 성장하는 쌍봉형 성장은 입시에서 해방된 학년에서 신체 발달이 두드러지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런 쌍봉형 성장은 11세∼15세 사이에 한번만 최고 성장을 보이는 미국·일본 청소년들의 정상 성장과는 대조되는 현상이다.
이밖에도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신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장애는 상당히 많은데 특히 남학생의 19·5%, 여학생의 21·2%가 치아 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과 전체의 70% 이상이 기생충에 감염되어있다는 점, 그리고 시력 장애·늑막염·심장 질환·신경 쇠약·정신 장애·코 및 목의 질환·피부병·결핵성 질환 등 10여 가지의 질환에 감염된 학생이 적지 않다는 점이 청소년 지도에 충분히 고려되어야할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정영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