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 승려된 미병 레이·카슨 일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주한 미8군 군종부에 근무하고 있는 레이·카슨 일병(23)이 지난 27일 제대를 6일 앞두고 승려가 되었다.
미국 뉴멕시코 주 출신 카슨 일병이 한국에 온 것은 지난해3월 지난 1년 동안 매주2회식 천간사에서 선을 공부, 그 동안 40여권의 경문을 읽었으며 승려가 되는 십계를 받고 도성이란 법명을 얻어 한국 내에서 승려가 된 최초의 미국인이 된 것이다.
카슨 일병은 뉴멕시코 주립대학 공과를 나와 그동안 군에서 폭발물을 취급해 왔는데 한국에 와 불교를 믿게 된 다음부터 『살생을 금하라』는 불교 교리에 따라 군종부로 옮겨 근무했다는 것이다.
천간사 총무 김장열씨는 지난 29일 카슨 일병이 면도칼로 머리를 몽땅 깎고『좀 추운 것이 불만이지만 법의를 입은 후 평소에 교리를 통해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위엄이 서리는 것 같다』고 흐뭇해했다고 말했다.
카슨 일병은 부모가 없고 아래로 남동생과 여동생이 각각1명씩 있는데 이들은 모두 기독교 신자. 법의를 입은 자리에서 천간사 주지 이 법은 스님을 어머니로, 천간사 신도의 아들 김한석군(9·은석국2년)을 동생으로 삼았다.
『오는 4월2일 제대하면 미국으로 건너가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장 서경보 스님이 세운 버지니아 주 세계중앙선원에서 공부하고 친구들에게 불교이론을 설명하면서 포교에 힘쓰는 것』이 카슨 일병의 앞으로의 계획.
서경보 스님의 상좌가 된 카슨 일병은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면 곧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공부하겠다고 밝히고 『불교가 다른 종교보다 문제해결에 더 적절한 답을 주기 때문에 법의를 입었다』고 불교에 귀의하게 된 동기를 설명하고 『법의를 걸친 이상 장가를 가지 않는 비구승이 되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