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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유도요노 만나 부부 추억 거론 … 인도네시아와 CEPA 타결 이끌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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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인도네시아 유도요노 대통령(오른쪽)과 기념식수 후 만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가운데는 아니 밤방 유도요노 영부인. [자카르타=최승식 기자]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부인 아니 밤방 유도요노 여사의 ‘러브 스토리’는 한국이 그 무대가 됐다. 아니 여사의 아버지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초대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를 지낸 워보니 전 대사다. (본지 10월 11일자 4면) 이런 인연으로 1970년대 후반 아니 여사가 2년간 한국에서 생활했고, 연인이던 유도요노 대통령은 아니 여사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자주 찾았다고 한다.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빈만찬에 앞서 유도요노 대통령 부부와 따로 환담하면서 이들 부부의 ‘한국의 추억’을 화제로 꺼냈다. 박 대통령이 먼저 “한국에서의 로맨스가 행복했나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유도요노 대통령은 “당시 한국 국민의 역동성과 자립의지에 감동을 받았다. ‘한국을 닮아라’라는 장인어른의 말씀이 마음 깊이 남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아내가 당시 한국에서 워낙 편지를 많이 보내와 설악산과 판문점을 가보지도 않았지만 마치 가본 것 같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유도요노 대통령의 장남이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들었는데 온 가족이 한국과 인연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훈훈한 분위기는 이례적인 기념식수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유도요노 대통령 부부와 함께 대통령궁(이스타나 메르데카) 정원에 기념식수를 했다. 대통령궁에 외국 정상이 기념식수를 하는 건 이례적이다.

 앞서 정상회담에선 한국·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올해 안에 매듭짓는 데 합의했다. CEPA 협상이 타결되면 두 나라의 경제교류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두 정상은 현재 약 300억 달러 수준인 교역 규모를 ▶2015년까지 500억 달러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양국은 또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양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만나 100억 달러(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양자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

 이처럼 두 나라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진 데는 ‘마음을 얻는 외교’를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도 작용했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우리만이 아니라 상생하자는 자세가 상대국의 이해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됐고 상대국으로부터 ‘우리는 친구다’란 말을 듣는 마음의 얻는 외교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도 신뢰를 바탕으로 윈윈하는 게 돼야 한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6박8일간의 해외순방을 마치고 13일 귀국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6~8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 정상회의(9~10일) 등 3개의 다자회담을 통해 박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정책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정상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올렸다.

글=허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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