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방해·거부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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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삼신 중학교는 5일간 휴교 끝에 9일 상오 개교했으나 50여명의 일부 학부모들이 ①진입로 등 학교 시설의 미비와 교사 무허가 건물 ②고압선 학교 부근 통과 ③국례 거부 ④교사진 불 충실 등을 이유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돌려보내고 학생들을 데리고 오는 학부모에게 뭇매를 가하는 등 등교 거부 및 방해 소동을 벌였다.
일부 학부모들의 등교 방해 때문에 5백56명 신입생 중 이날 아침 약 4백명이 등교 길에 나섰으나 1백여명은 돌아가고 나머지 약 3백명의 학생들만 등교, 9시20분부터 첫 수업에 들어갔으나 간단한 학교 설명만 듣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아침 50여명의 학부모들은 학교 입구에서 정문까지 7백m 거리에 세 겹으로 막아서서 등교하는 학생들의 첫 등교 길을 막았는데 8시40분쯤「택시」를 타고 3명의 학생과 함께 오던 한 학부모는 도중에서 하차 당하고 입씨름 끝에 이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또한 1학년3반 엄두식 군의 손을 잡고 오던 엄대성씨는 등교 방해 학부모들로부터 멱살을 잡히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이들에게 공부는 시키고 봐야 하지 않느냐』고 분개했다.
학생들은 이들 등교 방해 학부모들을 피해 논밭 길을 걸어 학교에 들어갔는데 학생들을 인도하던 시교위 중등 교육과 장학 1계장 최식근씨도 등교 방해 학부모들로부터 멱살을 잡히기도 했다.
3백여명의 학부모들은 상오 11시 현재 1년1반 교실에서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삼신 중학교는 5일간 휴교 동안 진입로에 자갈을 깔고 시청으로부터 곧 포장을 해준다는 약속을 받았고 국례 거부 사건에 대해서는 이석광 교장 서리가 물러나고 학교 각 행사 때 국례를 지키기로, 교사진은 시교위가 추천한 교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삼신 중학 교장 경질>
국례 거부 사건으로 말썽을 빚은 서울 삼신 중학교는 8일 시교위로부터 현 단국 고등학교 교감 허동현씨(51)를 추천 받고 허씨를 교장으로 맞아들였다. 삼신 중학교는 이 밖에 시교위가 추천한 지난해 채용 고시 합격자 4명을 교사로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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