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로 플라스틱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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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지 않은 식사가 남은 음식이 아니라 비닐 봉지가 돼 식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호놀룰루에 있는 하와이 천연 에너지 연구소의 생화학공학자 유지안과 그의 동료들은 음식물 찌꺼기를 이용해 저렴한 방법으로 생물 분해성 중합체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입증해냈다.

이 물질은 물병이나 포장지 심지어는 수술 도구 등 1회용품을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연구원들은 밝혔다. 이들은 최근 이 연구 결과를 '환경 과학과 기술'지에 발표했다.

영국 업체 ICI의 플라스틱 공학자들은 10년 전쯤부터 이 같은 종류의 중합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은 순설탕과 유기산을 이용했기 때문에 공정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

하와이 연구소의 연구원들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하면 이 비용을 40%까지 줄일 수 있다. 이들은 음식물 쓰레기에는 중합체 생합성에 쓰이는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될 수 있는 유기물이 더 많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이 새로운 방법이 비용 절감을 시켜줄 뿐 아니라, 기존의 플라스틱 제조방법 보다 훨씬 환경친화적이라며 "우리는 식량의 생산과 소비를 통해 발생하는 유기물 쓰레기 수 백 톤을 처리한다. 이것을 쓰레기 매립장에 버리면 악취와 온실 가스(메탄) 및 벌레 꼬임 등 수많은 환경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러운 혼합물

유 연구원과 그의 동료들은 한 식당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모아 물과 섞어 더러운 혼합물을 만들었다. 산소가 없이도 살 수 있는 박테리아종을 번식시키기 위해 이 혼합액을 따뜻한 밀폐 용기에서 몇 주간을 보관했다.

혐기성 박테리아가 음식물 속에 유기 분자를 분해했다. 이 과정에서 실리콘 고무 봉지에서 여과되는 산이 나왔고, 다른 박테리아는 생물 분해성 중합체로 바뀌었다.

유 연구원은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포장이나 1회용품은 생물 분해성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바이오플라스틱은 자연 환경 속에 있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수명이 짧은 각종 1회용 제품들에 사용되기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Kiesha Porter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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