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은 부모에 대해 낙천 적이다|이대 교육심리학과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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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성장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오인은 많다. 아동들 자신이나 부모들조차도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부모에게서 그들이 받는 영향은 대단하다. 그 영향은 아동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말로는 표현되지 않지만 그림이라는 형식에는 곧잘 표현된다.
이러한 경향은『아동은 그가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고 아는 것을 그린다』는 아동화에 대한 학자들의 연구가 『아동은 그가 본 것이나 아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고 느끼는 것을 그린다』는 해석으로 바뀐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아동에게 아버지 어머니를 그리게 하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보다 그들의 감정을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는 연구목적으로 이화여자대학교 교육심리학과 송영혜양은 70년10월 시내 H국민학교와 C국민학교3학년 남녀아동 1백45명을 대상으로『아동화에 의한 부모상분석』(지도교수 이관용씨) 을 조사연구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는 21㎝×28㎝의 도화지 2정, 크레용, 연필, 지우개로 미술시간을 이용,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라는 그림을 그리게 했다.
아동들이 그린 그림의 분석은 대반무(일본 아동 심리학자)의 분석기준에 의해 위치와 크기·자세·그림 내용별로 분석했다.
①위치=주어진 도화지를 4등분으로 나누고 상좌는 낙천적·여성적, 상우는 낙천적·남성적, 하좌는 비판적·억압적, 하우는 비관적·침정적인 것으로 구분한 이 항목에서는 남녀아동의 대부분(남 14.30%, 여23%)이 아버지에 대해 낙천적인 감정을 가지고있으며 어머니에게도 같은 경향(남 21.30%, 여14.80%)을 보여 주었으며 비관적·억압적인 느낌은 거의 없었다.
②그림의 크기=화면의 3분의 2이상을 공격적·징벌적으로, 화면의 2분의1이하는 심리적 위축·열등감으로 해석하고 부모의 그림 중 큰 쪽을 가정서의 권위가 큰 것으로 추정했다.
이 결과 남자 13.1%와 여자 11.5%가 아버지에게 공격적·징벌적 느낌을 갖고있으며 어머니에 대해서는 남자 17.9%, 여자13.1%의 아동 이 같은 느낌을 갖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정 안에서의 권위는 남녀(남 19%, 여9.1%) 모두가 어머니의 권위를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③그림내용=아동들이 그린 부모상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입의 모양이다. 일그러진 입 등 특수한 형태의 입을 그린 아동은 아버지 상에서는 남녀 모두 41%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으며 어머니 상에서는 이 현상이 더욱 뚜렷하게(남자 50%, 여자 42.60%)나타났다. 조사 자는 이들 입에 대한 아동의 충동적인 느낌으로 해석하여 술 취한 아버지의 주정이나 어머니의 잔소리에 대한 아동들의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다음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조사자가 공격적이고 적대적 감정으로 해석한 눈동자를 까맣게 칠하거나 세로로 그린 그림으로 남자의 경우 아버지에 29.80%,어머니에 34.50%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여자는 아버지가 32.80%, 어머니가 26.20%로 나타났다.
이것은 남자는 어머니에게, 여자는 아버지에게 더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재미있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권위상실의 면에서는 아버지를 그린 그림에서는 넥타이 손수건 안경 벨트의 4가지 기준 중 2가지 이상을 그린 그림과 어머니의 그림 중에서 과장된 머리, 화려한 옷, 목걸이, 반지, 핸드백, 목도리 중에서 2가지 이상 그린 그림을 채택, 조사했다.
여기서는 아버지의 권위상실이 남자아동에게 11.9%, 여자아동에게 14.76%로 나타났으며 어머니는 5.95%(남) 14.76%(여)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부모의 권위는 여자아동에게 더 상심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어머니보다는 아버지의 권위가 더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조사 자는 일본의 아동심리학자 천리 독의 색채분석 기준을 사용 부모상을 분석했다.
색채분석에서는 아버지그림에 남자아동의 22.8%가 파란색을, 21.6%가 검은색을 사용했고 여자아동은 21.3%가 검은색을 사용했다. 반면 어머니 상에서는 남녀아동(남20.4%, 여23.4%)모두가 녹색을 가장 많이 사용했다. 또 붉은 색이 돈 빛깔(빨강·주황·보라)은 남녀 모두아버지보다는 어머니에 많이 사용했다. 이것을 천리 독의 색채 분석 기준에 맞추어보면 아버지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끼고 복종·순종한다는 해석이 나으며 어머니에 대해서는 허약·피로·무기력하고 극도의 애정결핍이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조사 자는 밝혔다.
그러나 여자를 그린 그림은 일반적으로 붉은 색 계통을 쓰고 남자를 그린 그림에는 검은색 계통을 쓴다는 통례 때문에 아버지·어머니를 그린 그림에서는 천리 독의 색 분석을 기준 하는데 약간 고려할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조사 자는 그림으로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동과 그림에서 해석해 낼 수 없는 것을 알기 위해 별도로 질문지를 만들어 조사했다. 이 조사에서는 남자아동이 여자아동보다 어머니의 애정을 아버지의 애정보다 더 느끼며 반면 아버지와 더 재미있게 지내기를 원하고 아버지가 가끔 미워지는 때가 있다는 반응이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은 조사자가 일본의 한학자가 연구한 분석 기준을 토대로 했다는 점과 조사대상이 많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확실한 분석이라고 단정 할 수는 없지만 느끼는 것을 그린다는 아동학의 성격으로 본다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권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