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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별 겨울 방학 숙제 (6) 기아 타이거즈

중앙일보

입력

최근 몇 년동안 뼈를 깎는 고통이 따랐던 기아타이거즈는 올 시즌호랑이의 위용을 한껏 뽐내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인 시즌을 보내면서 겨울 방학에서 취해질 하드 트레이닝은 내년 성적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할 힘으로 예상된다.

1. 투수력

키퍼-리오스-최상덕은 확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이다. 이들의 위력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막강 진용을 갖추었다. 최상덕이 빠진 동안 김진우가 12승을 거두면서 1~3선발이 무려 45승을 만들어내며 올 시즌 불안한 뒷문을 가지고도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힘이 되었다.

내년 시즌 변수는 바로 김진우이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로 등판해서 그야말로 참패를 당한 김진우의 보직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겨울 방학 숙제로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강철민이 선발 한 자리를 책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고 김진우가 마무리로 투입 되었을때의 성적여부에 따라 기아의 투수 운용 방향이 바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때 무등산 야생화 마운드로 불렸던 선수들이 미들맨으로 나서게 되는데, 기아는 여기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5인선발 체제를 운영할 경우 이강철-박충식의 잠수함 더블 스토퍼를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병석, 오봉옥, 윤형진등이 동계 훈련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 1이닝 이상을 책임질 수 있는 믿음을 감독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따라서 중간 계투진에서는 손혁의 합류여부가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기아의 선발진이 완투능력도 갖추었지만, 133경기를 치루는 장기레이스에서 완투는 필요한 순간을 제외하면 자제해야 하고, 항상 완투를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올 시즌 신인으로 지명된 고우석의 성장 가능성도 기대되지만, 사실 고우석보다 오철민에게 더욱 높은 기대를 거는 것은 기아의 유일하다시피한 왼손투수라는 점 때문이다.

왼손투수와 미들맨의 업그레이드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느냐가 기아 타이거즈의 첫 번째 방학숙제라고 할 수 있고, 두 번째 과제는 김진우의 포스트 시즌 악몽 탈피 전략일 것이다.

2. 공격력

이종범-김종국-장성호로 이어질 상위타선은 불변이라 할 정도로 믿음과 힘을 준다. 많은 부상을 참고 묵묵히 출장한 홍세완도 내년에는 한 단계 나은 기량 향상이 예상되면서 기아는 전체적으로 올 시즌과 큰 변화 없는 타순 구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기아는 가장 큰 방학숙제를 놓고 고민할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타이거즈의 막강 4번을 지켰던 김봉연-한대화-홍현우의 뒤를 이을 거포 부재가 바로 그것이다. 용병 도입이후 샌더스와 산토스가 어느 정도 갈증을 해소해주었지만, 정확성 결여와 변화구에 많은 약점을 드러내면서 감독의 성에 차지 않았고, 올 시즌에도 뉴선과 펨버튼을 기용했지만, 결국 홍세완으로 대체해야 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따라서 풍부한 선발 투수를 상대로 한 방을 터뜨려줄 거포를 영입할 수도 있는 시기로 볼 수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기동력 야구로 다시 한 시즌을 끌어가야 한다. 요즘 같은 시기에 최희섭(시카고 커브스)에 대한 생각이 더욱 간절한 시기로 볼 수 있다.

홍세완과 신동주는 20홈런 이상을 칠 수 있지만, 4번의 힘을 보여줄 선수들은 아니다. 5번내지 6번타순에서 4번을 보좌할 수 있는 기량과 파워이기 때문이다. 파워가 한 순간에 올라서는 것도 아니어서 쉽지 않은 선택의 방학이 될 것이고, 김성한 감독의 생각 한 편에는 자신이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서고 싶다는 생각도 간절할 정도로 기아의 4번은 엄청난 공백이라 할 수 있어, FA를 통해 LG로 건너간 홍현우를 다시 트레이드 해올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겨울방학이 될 것이다.

3. 결론

김성한 감독이 2년간 보여준 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했다. 선수단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에서부터 적절한 용병술 여기에 번트를 좀처럼 구사하지 않는 호쾌한 야구가 기아 재건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주었다. 아직은 스승인 김응룡 감독의 복사판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김성한식 야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프런트가 보여준 전폭적인 김성한 감독 지지와 지명 신인들과의 신속한 계약등 내년 시즌을 위한 밝은 빛의 일부분이다.

피타고란스 예상 승수(총득점제곱/총득점제곱+총실점제곱*133게임-정규시즌기준-) : : 73승60패

오윤록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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