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100곳 중 20곳, 외국인 전임 교원이 10% 넘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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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의 외국인 전임 교원은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달 발표한 교육 기본통계를 보면 국내 4년제 대학의 외국인 교수 비율은 2005년 3.3%(1671명)였지만 지난해엔 7.5%(5126명)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따르면 4년제 100개 대학 중 외국인 전임 교원 비율이 10%를 넘긴 대학은 20개에 달했다. 이 중 국제화 부문 4년 연속 1위를 한 한국외대에선 전체 전임교원(643명) 가운데 30.4%(196명)가 외국인이다. 이 대학은 외국인 교원을 채용할 경우 입국 전 서류 준비부터 비자 업무를 대행해 주는 원스톱 시스템을 실시해 왔다. 한국에 대한 첫인상도 좋게 하고 교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다. 명절이나 연말연시엔 모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만찬을 총장 주재로 개최한다. 박철 총장은 지난 6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외국인 전임교원, 원어 강의, 외국인 학생 비율을 각각 30% 수준으로 유지하는 3-3-3 전략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06년 80여 명이던 외국인 전임 교원 수는 2010년 170명으로 급증했다.

 이 대학뿐 아니라 최근 국내 대학들의 외국인 전임 교원 증가세는 괄목할 만하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는 올해 아시아권 대학에서 국제화 부문 상위 50곳 중 20곳이 한국 대학이었다고 지난 6월 발표했다. 홍콩·싱가포르같이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나라의 대학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한국 대학이다. 전국대학국제처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중앙대 홍준현(행정학) 교수는 “50위권 내 중국 대학도 10개가 안 되는데 한국 대학이 20개나 랭크된 것은 의미가 크다. 적어도 국제화 부문에선 단시간에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강조했다.

 물론 숫자가 늘어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만큼 질도 따라야 한다. 외국인 교원 전담 시스템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학적 입력 등 행정 시스템을 국·영문으로 구비하는 기본적 준비조차 안 된 대학도 상당수라는 것이다. 유명 사립대의 한 미국인 교수는 익명을 전제로 “상황이 개선되긴 했지만 한국어·한국문화를 모르면 기본적인 교무도 처리하기 힘들다. 조교나 한국인 친구 없이 해결할 수 없는 자잘한 일들이 계속 생긴다”고 전했다. 한국 생활 전반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다.

 홍준현 교수는 “외국인 교원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이들이 내는 입소문은 곧 해외에서의 한국 대학 평판을 결정짓는다. 훌륭한 외국인 교수 유치는 전 세계 곳곳에서 우수 학생들을 끌어들일 동력이기에 더욱 중요하다”며 “캠퍼스 내 표지판을 국·영문으로 병기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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