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녹취록 삭제' 간부들 개입한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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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구지하철 방화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27일 지하철공사 감사부 안전방재팀장인 金모(42)씨 등 감사부 직원 3명이 테이프 녹취록을 조작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의 직속 상관인 감사부장 吳모(58)씨와 윤진태 전 대구지하철공사 사장, 방재팀장 등이 조작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통화내역과 행적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吳씨가 사고 당일인 지난 18일 오후 3시쯤 중앙로역 폐쇄회로TV 녹화 테이프를 임의로 가져간 뒤 뒤늦게 운전사령실에 전달한 사실을 밝혀내고 테이프를 조작했는지에 대한 수사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1080호 기관사 최상열(39)씨가 녹취록 삭제사실이 밝혀진 뒤 전동차를 탈출한 시간을 오전 10시4분 이전에서 10시11분으로 번복하는 등 진술을 바꿈에 따라 정확한 전동차 탈출시간 등 그의 정확한 행적을 파악 중이다.

한편 1080호 전동차 안의 시신 수습이 27일 마무리됨에 따라 이번 참사의 사망자는 1백96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1080호에서 발견된 1백42구의 시신이 포함됐다.

그러나 신고 실종자 수는 미확인 시신(1백49구)의 두 배인 2백89명이나 돼 실종 신고자 가족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이날 현재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부상자는 1백16명이다.

대책본부측은 수습과정에서 중복되거나 누락된 시신이 있을 수 있는 데다 안심차량기지 잔해물에서 발견된 신체 부위 등에 대한 신원 확인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 희생자 숫자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30여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지하철참사 시민.사회단체대책위는 이날 지하철 중앙로역 구내에서 이번 사고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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