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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공직자 74% 재산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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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행정부처 고위 공직자 가운데 73.8%가 지난 한해 동안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박만호)는 27일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을 포함한 지난해 말 기준 1급(차관보급) 이상 재산변동 공개대상자 6백11명 가운데 4백51명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재산이 줄어든 고위 공직자는 대상자의 25.7%인 1백57명이었으며, 변동이 없는 사람은 3명(0.5%)이었다. 재산 변동자의 대부분은 5천만~1억원 가량 늘거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남 청와대 전 노동복지수석이 7억5천만원 늘어나는 등 1억원 이상 증가한 사람이 93명이었다. 그러나 부산교대 박성택 총장이 9억7천만원 줄어드는 등 1억원 이상 감소자도 24명이나 됐다. 재산 증감 내역은 28일자 관보에 공개된다.

부동산 거래와 월급.퇴직금의 저축.상속 등의 사유로 재산이 늘어났으며, 주식투자 실패나 자녀 결혼 비용.생활비 지출 등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 말 현재 10억2천만원이었던 재산이 동교동 주택 증축 비용으로 8억6천만원을 쓰는 바람에 6억4천만원이 줄어 들어 3억8천만원이 됐다고 신고했다.

동교동 주택 증축에 8억6천만원이나 들었지만 기준시가.공시지가 평가액이 2억원 밖에 늘지 않은 게 재산 감소의 주 요인이다. 金전대통령은 예금을 상쇄하고도 순채무 4억여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석수 전 국무총리는 장남의 결혼 비용으로 9천5백만원을 사용하는 등의 사유로 1억5천만원이 줄었다. 국무위원 가운데 정세현 현장관과 장승우(기획예산처).김명자(환경)전장관 등 3명이 2억원 이상 늘고, 최성홍(외교).이상철(정보통신)전장관 등 2명이 1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승우 전장관은 전 직장 퇴직금과 봉급을 저축해 2억6천만원이 늘어났고, 정세현 장관과 김명자 전장관은 부동산을 팔면서 실거래가와 고시가의 차이(이하 부동산거래차) 때문에 2억원의 재산변동이 생긴 것으로 신고했다. 최성홍 전장관은 부동산거래차 때문에 오히려 1억7천만원이 줄어들었다.

이상철 전장관은 주식의 가격 하락으로 8억7천만원의 손실을 보는 등 전체적으로 1억3천만원의 재산이 줄었다. 김상남 전수석은 장모로부터 4억6천만원을 물려받아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났다. 박성택 부산교대 총장은 부동산거래차 때문에 가장 많이 줄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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