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교육제도는] 극과 극 교육환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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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국제학교를 살펴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몇몇 명문 국제학교를 제외하곤 교육 수준과 환경이 열악하다. 인도엔 인터내셔널(international), 월드(world), 글로벌(global) 같은 이름을 단 국제학교가 많지만 무늬만 국제학교일 뿐 영미권 교사가 아닌 인도계 교사가 가르치는 학교가 많다. 인도가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다고 하지만 힌디어를 모르면 현지 학교를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영어가 폭넓게 사용되고 있지 않다. 인도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저소득층은 영어에 익숙하지 않다. 이런 문제 때문에 해외에 거주했던 인도인들도 인도로 다시 들어올 때 일부러 명문 국제학교나 영어교육이 잘되는 사립학교를 찾는다.

 국제학교가 몰려 있는 그루가온을 벗어나 인도 전역에서 명문 국제학교를 꼽으라면 인도 북부 무소리(Mussoorie) 지역의 우드스탁 스쿨(Woodstock School), 남부 벵갈루루(Bengaluru) 지역의 인더스 인터내셔널 스쿨(Indus International School)과 더 인터내셔널 스쿨(The international School) 등이 있다.

 인도 공립학교는 거버먼트 스쿨(Government School)이라 불리는데, 전반적인 교육 수준과 환경이 좋지 않다. 주로 저소득층 학생들이 공립학교에 다닌다. 인도에서 서민층을 대표하는 직업 중 하나가 개인 운전기사나 메이드인데, 이들의 한 달 월급은 대략 2만 루피(한화 약 34만원) 정도. 이 정도 수입만 올릴 수 있어도 사립학교를 보낸다. 사립학교 중 학비가 저렴한 곳은 분기당 3000~4000 루피(한화 약 5만~7만원) 정도를 받는다. 비싼 곳은 1년에 수천만원을 내야 하는 국제학교도 있다.

 인도도 교육열에 있어선 한국 못지않게 대단하다. 한국 부모들이 명문대 진학에 매진하듯 인도에선 인도공과대학(IIT)에 진학하는 게 최고 엘리트 코스다. ‘내 아이만큼은 좋은 대학에 보내겠다’는 학벌에 대한 열망도 크다. 이런 인도의 교육열을 엿볼 수 있는 지역이 있다. 라자스탄주의 소도시 코타다. 이곳은 인도에서도 유명한 입시촌이다. 인도공과대학을 비롯해 유명 사립대학 입학시험을 전문적으로 준비해주는 대입학원 수백 곳이 성업 중이다.

 인도공과대학은 대학 2~3학년 과정까지 공부해야 할 정도로 입학시험이 어렵기로 소문이 났다. 인도는 매해 대학 입시생만 1000만여 명이 쏟아지고 있고, 인도공과대학을 준비하는 수험생만 30만여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런데 라자스탄주는 학교를 안 나가도 졸업시험만 통과하면 중·고등학교 졸업을 인정해준다. 학원에서 하루 종일 대입준비를 할 수 있는 환경 덕분에 수험생 수십만 명과 학원이 코타로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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