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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학생에 이색붐 『히치·하치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최근 미국의 젊은 세대 특히 대학생들간에는 히치·하이킹(빈차편승여행)이 부쩍 늘고 있다. 등에는 배낭을 걸머지고 도로의 양편에 늘어서서 『엄지손가락』으로 지나가는 빈차를 세우고 있는 남녀 대학생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다. 캠퍼스를 떠나 세상물정을 살피고 많은 사람들을 사귈 기회가 될 수 있다는데서 많은 대학생들이 이 히치·하이킹을 즐기고 있다.
특히 방학이나 크리스머스등 휴가시즌이 돌아오면 5백50만에 달하는 미국대학생들의 대부분이 미국전역을 누비고 다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선의』에서 출발한 이 여행이 때로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시켜 물의를 빚기도 한다.
일종의 무전여행이라고 할 수 있는 이것 때문에 가장 골치를 썩히는 사람은 경찰관들.
로스앤젤레스의 애드워드·데이비스경찰국장은 69년에 발생한 경범죄의 2%가 이들 히치·하이커들 소행이며 강도사건의 5%가 이에서 비롯됐다고 주장. 대학생들의 공짜여행을 막을 것을 건의했다.
그래서 주에 따라서는 히치·하이킹행위를 법률로 금지시키는 곳도 있다. 고속도로에서 빈차를 잡는 행위로 사고가 발생할 뿐 아니라, 선량한 대학생을 가장한 승객이 때로는 강도로 돌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
더욱 여학생의 경우에는 좀 심각하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투명한 옷을 입고 차를 세우는 여학생들은 차를 타기는 쉽지만 봉변을 당할 위험성도 그만큼 많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운전사들은 차를 세우기전에 우선 손을 흔드는 여학생의 차림새를 먼저 훑어본다. 혼자 세우는 여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이유로 대학생들은 여행에 앞서 정신을 바짝 차릴 필요가 있다.
우선 목이 깊이 파진 원피스나 블라우스를 입는 것은 절대금지.
차문을 열기전에 유심히 아래위를 쳐다보는 남자운전사는 위험인물일 가능성이 많으니 되도록 승차를 사양하고 술취한 운전사는 더욱 피할 것.
두명의 여학생을 태우고 서부 태평양연안의 광광도로를 신나게 달리던 한 운전사가 숲속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여자들의 『유혹』에 끌려 따라나섰다가 졸지에 당한 습격으로 옷과 지갑을 몽땅 털렸는가하면 히피차림의 대학생을 태우고가다 차까지 빼앗긴 운전사도 있다.
이와같이 태워주는 운전사나 승객양쪽이 모두 피해의 위험성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히치·하이킹의 수는 65년이래 계속 증가, 69년에 들어와서는 65년의 2배나 됐다. <뉴요크=김영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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