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비타민D 부족하면 알레르기 비염 확률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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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가 부족하면 알레르기 비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내과 강혜련 교수팀은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18세 이상 성인 8012명을 대상으로 혈중 비타민D 수치와 알레르기 비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혈중 비타민D 수치를 기준으로 그룹을 나눴다. 비타민D 수치가 낮을수록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이 높은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첫 번째 그룹은 결핍군으로 혈중 비타민D 수치가 15ng/mL 미만, 두 번째 그룹은 부족군으로 15ng/mL 이상 25ng/mL 미만, 세 번째 그룹은 정상군으로 25ng/mL 이상이었다. 그 결과, 예상대로 비타민D수치가 낮을수록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이 높았다. 그룹별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결핍군은 13%, 부족군은 11.5%, 정상군은 7.2%였다. 비타민D 결핍군은 정상군에 비해 알레르기 비염 발생률이 1.8배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의 주요 증상도 비타민D 결핍군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맑은 콧물이 흐르는 증상은 비타민D 결핍군의 경우 14.1%, 부족군은 11%, 정상군은 9.4%였다. 하비갑개 비대증(알레르기 반응으로 콧속 살이 부어 코막힘이 심해지는 증상)도 결핍군은 36.9%, 부족군은 31.4%, 정상군은 23.5%로 나타났다.

왜 비타민D 수치가 낮을수록 알레르기 비염에 잘 걸릴까. 강 교수는 “비타민D는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T림프구의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지 않게 하는 조절 T림프구의 기능을 강화한다”며 “따라서 혈중 비타민D가 적으면 알레르기 비염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편,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집먼지진드기·곰팡이·동물의 털 등 항원물질에 의해 코 내부가 과민 반응을 일으켜 생긴다. 발작적인 재채기·코막힘·맑은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눈이나 목 안이 가렵거나 눈물이 나고 머리가 아프며 냄새를 잘 못 맡기도 한다. 강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은 환경오염과도 관계 있다”며 “경제개발이 시작되던 1960년대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3억 명 정도가 이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

비타민D는 햇빛에 의해 체내 합성된다. 강 교수는 “현재 한국인 59%가 비타민D 부족증”이라며 “하루 평균 20분 정도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D가 충분히 합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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