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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이벤트 다녀왔어요] 푸켓 바다서 물과 친해진 남편

중앙일보

입력

지난 7월 초 여름휴가로 가족과 함께 태국 푸껫에 다녀왔습니다. 물을 무서워하는 남편은 내키지 않아 했지만 저와 두 딸의 강력한 추천에 두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결정타는 저의 한마디였습니다.

“아이들에게만 항상 도전을 하라고 말하지 말고 아빠로서 모범을 보여 봐요. 모범을!”

딸들과 저는 푸껫 카이 섬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여름휴가가 오기만을 학수고대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남편의 얼굴에는 긴장한 빛이 역력했습니다.

남편은 몇 번이고 해변에서 구경하면서 사진만 찍어주겠다고 했지만 결국 딸들의 손에 끌려 바다로 들어갔습니다. 맥주병처럼 가라앉는 몸을 어쩌지 못하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두 딸과 저는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아이 아빠는 “남은 죽겠는데 웃음이 나냐”며 핀잔을 줬지만 무릎 정도밖에 되지 않는 물에서 허우적거리는 남편을 보니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빠의 그런 모습에 더욱더 신이 난 두 딸은 장난기가 발동을 해 더 깊은 곳으로 잡아끌었고 남편은 체념한 듯 눈을 감고 딸들의 팔에 몸을 맡겼습니다. 카이 섬에서 보낸 하루는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이 됐습니다. 덕분에 남편은 물과 많이 친해졌는지 내년 여행도 바다로 가자고 하네요. 놀랄 노자입니다. 세 모녀는 내년 여름이 몹시도 기다려집니다.

박은희(40·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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