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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 아이들이 이야기 꾸미는 열린 그림책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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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아이들이 이야기 꾸미는 열린 그림책

토끼들의 밤
이수지 글·그림
책읽는곰, 36쪽
1만1000원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주려고 펼쳐 든 어른은 잠시 당황할 것 같다. 막상 책장을 열었는데 ‘어느 뜨거운 여름 날…’말고는 글이 없다. 첫 그림 역시 당혹스럽다. 멀리 아이스크림 장수 트럭의 뒷모습이 보이고 토끼 한 마리가 길에 드러누워 있다. 로드킬(Road Kill)을 연상시키는 장면이다. 그리고 밤길을 달리는 트럭, 멀리서 이 트럭을 바라보고 있는 토끼들…. 아이스크림 장수는 과연 이 길을 무사히 지날 수 있을까.

 글 없는 그림책으로 전 세계 어린이와 소통하는 이수지 작가의 책이다. 현재 그의 책은 미국과 이탈리아, 스위스·포르투갈·브라질·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고 있다. 『파도야 놀자』 『그림자놀이』 『거울 속으로』 3부작으로 유명한 그는 이번엔 현실과 환상세계를 잇는 전령으로 트럭 불빛에 반사된 강렬한 토끼의 이미지를 한껏 활용했다. 어른 눈에는 황당하고 엉뚱한 그림책이지만, 그리 걱정은 안 된다. 열린 이야기를 채우는 것은 상상력 풍부한 아이들의 몫일 테니까. 4세 이상.

발해 불상에 십자가 목걸이가 왜 …

세계와 만난 우리 역사
정수일 원작, 박미란 글
김진화 그림, 창비
172쪽, 1만1000원

우리나라 문명교류의 역사를 다룬 어린이 교양서다. 『고대 문명 교류사』 『이슬람 문명』의 정수일 박사가 쓴 『한국 속의 세계』(전 2권)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다시 엮었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각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과 주제를 선정해 이야기를 풀었다. 예컨대 빗살무늬 토기, 무령왕릉, 석굴암, 고려청자, 조선백자처럼 각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이 세계 문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했다. 서역인의 형상을 한 괘릉의 무인석, 발해 불상에 새겨진 십자가 목걸이 등 낯설지만 이색적인 역사 유물들에서 우리 선조들이 세계와 교류한 흔적을 찾아본다.

 인도에서 건너온 허황옥 공주와 가야의 수로왕이 우리나라 국제결혼 1호라는 이야기 등 우리나라 문명 교류사에서 주요한 업적을 세운 인물 7명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초등 5, 6학년~청소년.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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