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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애플렉의 '데어데블' 2주 연속 1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월 21일부터 23일까지의 이번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벤 에플렉의 슈퍼히어로 액션 환타지 '데어데블(Daredevil)'가 1,809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임으로써 무려 4편에 달하는 새로운 개봉작들을 따돌리고 지난 주말에 이어 2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였다. '데어데블'이 개봉후 10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6,947만불에 달한다.

이번 주말 개봉작들 중 가장 높은 흥행수입을 기록한 드림웍스의 성인용 코메디 '올드 스쿨(Old School)'은 2,689개 극장으로부터 1,745만불을 벌어들이는 선전을 기록하였으나, '데어데블'의 숫적 공세(상영관수가 3,474개에 달한다)에 밀려나 2위에 랭크되었다.

지난 주말, 발렌타인 데이 특수를 누렸던 케이트 허드슨-매튜 맥코너히 주연의 로맨틱 코메디 '10일 안에 남자를 잃는 법(How To Lose A Guy In 10 Days)'은 이번 주말에도 1,159만불의 성공적인 수입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하였고, 디즈니의 저예산 만화영화 '정글북 2(The Jungle Book 2)' 역시 가족단위 관객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모으며 871만불을 벌어들여 지난 주말에 이어 4위 자리를 지켰다.

'올드 스쿨'을 제외한 나머지 3편의 전국개봉작들은 그만그만한 성적으로 초라한 데뷔전을 치렀는데, 그나마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서스펜스 드라마 '데이비드 게일의 삶(The Life of David Gale)'이 2,002개 개봉관으로부터 712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그럭저럭 6위에 랭크된 반면, 남북전쟁 서사극 '갓 앤 제네랄(Gods and Generals)'과 커트 러셀 주연의 경찰 스릴러 '다크 블루(Dark Blue)'는 각각 468만불(1,533개 극장)과 388만불(2,176개 극장)의 수입을 올리는데 그침으로써 박스오피스 8위와 9위로 신고식을 마쳤다.

이번 주말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를 놓친 신작 '올드 스쿨(Old School)'은 히트 화장실 코메디 '로드 트립'을 연출했고 현재는 인기 TV 시리즈의 영화판인 '스타스키와 허치(Starsky & Hutch)'를 연출중인 토드 필립스 감독이 메가폰을 쥔 성인관객용 '백 투 스쿨' 코메디 물이다.

'금발이 너무해'의 루크 윌슨, TV 시리즈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윌 파렐, 그리고 '디스터번스'의 빈스 본이 일상을 탈출하여 대학생시절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30대 초반의 삼총사 친구들로 출연하고 있으며, 랩스타 스누프을 필두로 독, 앤디 딕, 숀 윌리암 스캇 등이 카메오 출연, 분위기를 흥겹게 하고 있다.

30대 초반의 친구 밋치(윌슨)와 비니(본)는 건조한 일상에서 벗어나 대학생활 동안 만끽했던 밤새 술마시기, 여자 꼬시기 등의 재미를 다시 한번 경험해 보는 것이 소원인 대학동창이다. 그러던중 아내의 불륜을 발견한 밋치가 모교인 대학 주변의 큰 저택으로 이사를 나오자, 비니는 대학교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동아리 모임장소로서 미치의 주택을 오픈하자고 제안한다. 결국 이들은 대학내의 공식적인 동아리들과 달리 아무 규율을 지킬 필요없는 소위 '비공식 동아리'를 오픈하게 된다. 곧 새로운 친구 프랭크(페렐)가 밋치와 비니 일행에 합세하고, 이 셋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소동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으로 양분되었다. 우선 이 영화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 ABC-TV 굿모닝 아메리카의 조엘 시겔은 "나는 사실 이 영화를 보러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나는 이 영화를 정말 좋아하게 되었고, 영화내내 정말 많이 웃었다."고 평했고, 보스톤 글로브의 웨슬리 모리스는 "(영화감상동안) 나는 정말 훌륭한 시간을 가졌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히며 "저질스러움과 지능을 겸비하고 파티를 운영하는 법을 이 영화는 알고 있다."고 치켜세웠으며, 버라이어티의 데니스 하비는 "올해의 더욱 친절하고 신사적인 '애니멀 하우스(Animal House)'"라고 호평을 보냈다.

반면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가한 이들로서, 뉴욕 타임즈의 엘비스 미첼은 "이 영화는 반잔쯤 남은 채 며칠간 내버려두었던 콜라와 같다. 콜라처럼 보이지만 확실히 무엇인가가 빠진 것 말이다."라고 평했고, CNN의 폴 클린턴은 "심지어 이 영화는 DVD나 비디오로 출시될 가치도 없는 영화이다. 바로 쓰레기 매립지로 가야했던 영화!"라고 최악의 혹평을 가했으며,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이버트는 "비록 몇몇 좋은 장면들이 있고 페렐의 괜찮은 연기가 있었음에도 이 영화는 결코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고 결론내렸다.

이번 주말 6위로 개봉한 '데이비드 게일의 삶(The Life of David Gale)'은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미시시피 버닝' 등 수많은 걸작을 연출했던 명장 알란 파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아메리칸 뷰티', '유주얼 서스펙트'로 단기간에 두 번이나 오스카 상을 수상한 명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주연을 맡은 서스펜스 드라마이다. 사형수로 수감중인 데이비드 게일(스페이시)의 사건을 독자와 함께 되짚어 가는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까지 과연 누가 진짜 범인인지를 감추어 둠으로써 관객들을 두뇌싸움으로 초대한다.

한때 가정에서는 헌신적인 아빠였고, 사회에서는 인기있고 존경받는 심리학자 겸 교수였던 데이비드 게일은 동료인 콘스탄체 해러웨이를 강간하고 살해한 죄로 사형선고를 받는다. 사형집행까지 3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게일은 야심찬 여기자 엘리자베스 '빗시' 블룸에게 그동안 거절해 오던 독점 인터뷰를 허용한다. 빗시는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고, 자신이 단순히 퓰리쳐 수상을 목표로 하는 흥미로운 기사를 작성하는 것 외에 한 남자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음을 깨닫는다.

영화에는 스페이시 외에도 많은 연기파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타이타닉'을 포함 세 차례나 오스카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케이트 윈슬렛이 게일을 취재하는 기자 빗시 역을 맡았고, '유 캔 카운트 온 미(You Can Count On Me)'로 역시 오스카 상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는 로라 리니가 콘스탄체 역을 담당했다.

하지만 이렇게 우수한 출연진과 명장 알란 파커 감독의 연출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혹평일색이었다. CNN의 폴 클린턴은 "파커와 각본을 쓴 찰스 랜돌프가 사실성을 포기한 듯, 영화의 모든 감성적인 순간들은 인위적으로만 느껴진다."고 불평했고,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이버트는 "이 영화를 만든 이들은 자신들의 영화가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영화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영화는 사형제도를 지지하고 있으며,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평판을 오히려 나쁘게 만들것으로 보인다."고 이 영화에 '사형선고'를 내렸으며,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불쾌하고, 우스꽝스러우며, 장황하다."고 일격을 가했다.

이번 주말 8위로 선보인 '갓 앤 제네랄(Gods and Generals)'는 1993년 개봉하여 히트를 거두었던 남북전쟁 소재의 서사극 '게티스버그(Gettysburg)'의 프리퀄(전편 이전의 사건을 다루는 속편)이다.

제프 샤라의 베스트 셀러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3시간 49분짜리 장편 영화는(미디어 제왕이었던 테드 터너가 자비로 9천만불의 제작비를 부담하였다!) '게티스버그'를 연출했던 로날드 F. 맥스웰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았다. 출연진으로는, 전편에 이어 제프 다니엘스와 토마스 하우웰이 다시 조슈아 로렌스 챔벌레인 중령과 톰 챔벌레인 중위 역으로 출연하였고, '지옥의 묵시록'의 명배우 로버트 듀발과 스티븐 랭이 각각 리 장군과 잭슨 장군 역을 연기하고 있다.

영화는 남북전쟁 초기인 1861년부터 1863년까지를 배경으로, 남북전쟁의 전환점이 된 게티스버그 전투가 있기까지의 사건들을 그리고 있는데, 전쟁의 중심에 있는 장군들과 장교들,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인간적인 측면에서 부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전쟁서사시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제작진의 기대와는 달리 100% 혹평으로 일관되었다. 시카고 트리뷴의 마이클 윌밍턴은 "우리가 본 이 영화는, 비록 훌륭한 부분도 일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우리를 망연자실케 만든다."고 평하였으며, 뉴욕 옵저버의 렉스 리드는 "기술적으로는 숙달되었지만 감성적으로는 공허한 역사극."이라고 고개를 저었고,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생생한 캐릭터들이 부재하고 '불 런'과 같은 전투의 묘사는 불분명하며, 그 닭살돋는 감성주의는 욕이 나올 지경인 이 영화는 한마디로 '보지말아야할 영화'이다."고 공격을 퍼부었다.

이번 주말 9위로 개봉한 '다크 블루(Dark Blue)'는 최근 댄젤 워싱턴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겨주었던 경찰드라마 '트레이닝 데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커트 러셀 주연의 경찰 영화이다.

영화는 1992년 4월, 네 명의 백인 경찰관이 무고한 흑인 로드니 킹을 구타한(결국 흑인폭동으로까지 이어졌던) 사건이 일어나기 수일전의 LA를 배경으로 설정하고 있다. LA 경찰청 소속의 엘리트 팀인 특수수사대(SIS-Special Investigations Squad)는 새로운 강력사건을 맡게 되는데, SIS의 베테랑 형사 엘든 페리(커트 러셀)는 수사 틈틈이 신참 바비 코프(스콧 스피드맨)에게 LA경찰의 부패와 협박에 대한 현실을 가르쳐준다. 범죄 다발지역인 LA의 사우스 센트럴 지역을 순찰하면서, 페리와 코프는 살인자들을 추적해야할 뿐 아니라 자신들이 쫓고 있는 범죄자들보다 더욱 잔인하게 변해가는 자기 내면의 악마와도 싸워야하는데...

연출은 케빈 코스트너의 '열아홉번째 남자'와 '틴 컵'을 감독했던 론 셀튼이 담당했다.

'LA 컨피덴셜'의 원작자이기도 한 제임스 엘로이의 원작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 영화에 대하여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높은 호감도를 나타내었다. 보스톤 글로브의 타이 버는 "이 영화의 각본은 영화를 이 장르의 평균 수준보다 높게 끌어올린다."고 평했으며, 뉴욕 옵저버의 렉스 리드는 "'LA 컨피덴셜' 이후 LA 경찰에 대해 다룬 가장 거친 페이스의 영화인 동시에 최고의 영화중 한편이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주연을 맡은 커트 러셀의 연기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평론가들이 많았는데, 뉴스데이의 존 앤더슨은 "그가 선한 역을 맡았을 때 그의 연기는 매우 매우 좋다(very, very good). 하지만 그가 악한 역을 맡았을 때는 그 이상이다."고 극찬을 보냈으며,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은 "커트 러셀은 자신의 연기경력을 통틀어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고 단언하였다.

기타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올해 오스카 상의 13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는 뮤지컬 드라마 '시카고(Chicago)'가 824만불의 수입으로 5위에 랭크되었고, 성룡-오웬 윌슨 콤비의 액션 코메디 속편 '샹하이 나이츠(Shanghai Knights)'가 651만불의 수입으로 7위를 차지하였으며, 알 파치노-콜린 파렐 주연의 CIA 소재 스릴러물 '리크루트(The Recruit)'가 341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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