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 아베 처음 만난 시진핑 "일본은 역사 똑바로 보라"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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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역사를 똑바로 보라”고 경고했다.

 6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 직전 아베 총리와 만나 “일본은 마땅히 역사를 똑바로 보고 미래를 대하는 정신의 기초 위에서 양국 간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귀빈 대기실에서 5분여 동안 이뤄졌으며 올 3월 국가주석에 취임한 시 주석과 지난해 12월 집권한 아베 총리의 첫 회동이었다. 두 정상은 센카쿠 영유권 분쟁으로 지금까지 전화통화도 하지 않았다. 중·일 정상이 만난 것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당시 일본 총리가 잠시 접촉한 이후 1년여 만이다.

 시 주석은 이어 “일본은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와 역사 등 양국의 민감한 현안을 정확히 처리해 갈등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현재 양국 관계가 엄중한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이는 우리도 원하지 않은 것”이라 밝히고 “중국은 양국이 ‘4개 정치적 문건’의 기초 위에서 전략적 호혜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4개 정치적 문건은 1972년 양국 수교 이후 맺어진 ‘중·일 양국 관계 정상화에 대한 공동성명’(72년), ‘중·일 평화우호조약’(78년), ‘중·일 공동성명’(98년), ‘전략적 호혜 관계를 위한 공동성명’(2008년)이며 역사를 거울 삼아 상호불가침·평화우호·상호신뢰·내정불간섭 등이 주요 내용이다. 아베 총리는 “‘시 주석과의 만남을 기대해 왔으며 전략적 호혜 관계의 원점으로 돌아가 일·중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대답했다”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전했다.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아베 총리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다음 달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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