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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차량공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서울의 대기오염은 주로 매연차량 때문에 빚어지고 있다. 지난 65년의 서울의 공기 속에는 아황산「개스」 (SO2)가 0·0045PPM이었고 당시의 시내 전체 차량은 1만 6천 6백 24대였다. 69년 말 차량수가 8만대로 약 5백% 늘어나자 SO2의 양은 0·043으로 거의 10배로 불어났다.
서울의 대기는 「달리는 흉기」가 오염의 주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SO2를 많이 발산하는 차량은 「버스」고 이 가운데서도 「디젤·엔진」「버스」.
따라서 서울시는 「버스」를 중점 단속하고 있으며 노후「버스」 5백대를 올해 안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20일부터 매연차량 일제단속을 펴고 3천 7백 48대의 영업용「버스」 가운데 2천 4백 31대를 적발했다.
이중 9백 44대를 운행 정지하여 정비케 하고 나머지는 정비명령·시정지시·사용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려 정비를 마치도록 했다.
그러나 결과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미아리와 무악재를 넘는 대부분의 차량들은 여전히 검은 연기를 뿜고 있다. 제1차 단속에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서울시는 10일부터 제2단계 차량단속방안을 마련, 이달 말까지 정비 완료토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단속에서는 종전과 달리 운전사, 사업주, 정비업자들까지 처벌대상으로 하고 경찰과 합동단속을 편다는 것. 서울시는 이 단속이 끝나면 매연 분출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이의 보장은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단속만으로는 공해차량의 뿌리를 뽑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차량에서 매연이 나오는 원인은 대체로 6가지.
①정원의 2∼3배를 태우는 과부하(과부하) ②정비불량 ③차량 노후 및 부분품 공급부진 ④저질 유류 ⑤조잡 운전 ⑥교통소통 불 원활 등. 이러한 요인은 결국 업자의 비 협조와 당국의 대책빈곤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단속을 게을리 했거나 겉치레 단속만을 펴 온데도 큰 원인이 있다.
현재 시내 급행「버스」의 정원은 50명, 일반 「버스」의 정원은 70명이다. 그러나 아침 「러쉬 아워」에는 정원의 2∼3배를 태우고 있다.
출력 1백 25∼35마력인 이들「버스」에 2백 80여 마력에 상당하는 숭객을 태우기 때문에 「엔진」에 무리가 가고 매연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같은 노선을 달리는 「버스」끼리 승객을 많이 태우기 위해 조잡한 운전을 한다. 또 경쟁상대 「버스」 보다 속력을 빠르게 하려고 「엔진」의 「인젝션· 펌프」의 「래크·세트」의 위치를 변형, 연료공급기인 「플런저」에 연료를 많이 들어가게 하는 바람에 불완전한 연소로 매연이 생기게 된다.
노후차량을 보면 지난 5월말 3천 4백 14대의 「버스」가운데 10년 이상이 5백 63대, 9년 이상이 9백 65대이고 3년 이하는 전체차량의 21·8%밖에 안 된다.
올해 들어 5월 15일 현재 노후차 대체실적은 겨우 2백 46대. 서울시는 운수업자의 대부분이 영세업자들이어서 노후차 대체가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를 쓰고 있다. 중동산 원유는 유황 함유량이 북미산(0·8%)이나 남태평양산(1·6%)보다 훨씬 많은데다가 탈황시설이 미비하여 차량의 매연량은 더욱 많다.
서울시는 이러한 여러 요인들을 먼저 해결해야하는데도 서울시 단독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부분품 도입이나 정유공장의 탈황시설 완비 등은 상공부와 교통부 등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는 주장.
또 지하철 등 대량교통수단을 마련하기 전에는 매연차량의 근절은 쉽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이원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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