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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동의서에 나타난 ‘이석기의 RO’ 종북 흔적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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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애국가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이석기 의원은 지하조직(RO) 모임 때 정부가 이적표현물로 지정한 북한의 혁명가요를 불렀던 것으로 체포동의안에 서술돼 있다. 이들은 지난해 4·11 총선 직전(3월 8일)과 직후(5월 3일) 분당 모처에서 진행한 지지 결의대회와 총선 승리 보고 행사 때 ‘혁명동지가’ ‘적기가(赤旗歌)’ ‘동지애의 노래’ 등 북한의 혁명가요 제창을 행사 의식으로 진행했다.

 “동만주를 내달리며 시린 장백(백두산)을 넘어 진격하는~”으로 시작하는 혁명동지가는 북한이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업적 선전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혁명가요다. 김일성이 영하 40도에 달하는 추운 날씨와 일본 경찰들의 포위망을 뚫으며 혁명(조국광복)했던 것을 본받아 청년들이 미국에 대항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6·25전쟁 당시 인민군 군가로 사용됐던 적기가는 감옥이나 단두대에서 처형을 당하더라도 미국을 반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겁한 자여 갈라면 가라. 우리들은 붉은기를 지키리라”는 후렴구가 나오는 적기가는 1997년 2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가 망명하자 북한 당국이 이 노래로 응수하면서 유명해졌다. “한별을 우러러 보네”로 끝나는 동지애의 노래는 시련을 맞닥뜨려도 동지애를 발휘하며 맹세를 지키자는 혁명가요다. 본명이 김성주이던 김일성에게 ‘하나(一)의 별(星)’이란 뜻으로 이름을 지어준 김혁이 시를 쓰고 곡을 붙였다. 한별은 ‘일성’을 한글로 표현한 것으로 김일성을 우러러본다는 뜻이다.

 진희관(통일학부) 인제대 교수는 “1980년대 운동권 사이에 전파됐던 노래들을 이들이 아직까지 부르고 있는 것 같다. 노래를 부르며 세력을 규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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