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8월에만 13만 번 … 어떻게 셌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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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게구름이 하늘 높이 치솟는가 싶더니 곧이어 천둥·번개와 함께 세찬 소나기가 쏟아진다. 여름 들판에서 간혹 벌어지곤 하는 풍경이다.

 벼락은 더워진 하층 공기가 급상승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질 때 주로 나타난다. 구름(적란운) 속의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들이 서로 마찰·충돌하면 구름이 양전기와 음전기를 띠고, 이것이 방전될 때 벼락이 친다.

 올 8월엔 낙뢰(땅에 떨어진 벼락)가 유난히 많았다. 29일에도 하늘이 요란했다. 이날 전국에서 관측된 낙뢰는 1만3300회. 이달 들어 30일 오전까지 발생한 13만2000회는 지난해 8월의 6배이고, 지난해 전체 10만5000회보다 많다. 긴 폭염 탓에 그만큼 대기 불안정이 심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 많은 낙뢰를 어떻게 셌을까. 기상청은 전국 7곳에 낙뢰 자동관측소를 설치하고 있다. 번개나 천둥의 숫자를 세는 게 아니라 낙뢰의 충격으로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저주파를 감지한다. 파장이 길고 주파수가 낮은 저주파는 사람의 귀에 잘 들리지 않는다.

 낙뢰 지점과 관측소 사이의 거리가 멀면 저주파가 도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3개의 관측소에서 관측된 시간 차이를 이용해 낙뢰 지점을 계산한다. 500m 이내의 오차로 낙뢰 지점을 찾을 수 있다. 8월의 마지막이지만 가을까지 낙뢰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야외활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 태풍 ‘콩레이’ 탓에 일요일까지 제주 부근 바다는 물결이 높겠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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