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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살림의 현실과 이상 (2)|도시 기본 계획 <Master Plan>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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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울시 도시 계획 「마스터·플랜」은 만신창이다. 「마스터·플랜」의 기본 요소인 도시의 계획 인구가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예기치 못했던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라 그때그때 적당히 근시안적으로 수정되어 왔다.
지난 66년 서울시가 서울의 도시 계획을 일괄적으로 종합하여 시청 앞 광장에서 도시 계획 전시회를 열면서 발표한 「마스터·플랜」도 불과 4년이 지난 현재 수정을 가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고 말았다.
66년 서울시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66년부터 20년 후인 1980년대의 서울 인구를 5백만명으로 잡았었다.
그러나 불과 4년만인 70년, 올해 서울의 인구는 5백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이 놀라운 인구 집중 추세로 볼 때 80년대까지는 서울의 인구가 7백만명이 넘을 것이 예상되므로 「마스터·플랜」그 자체를 보완, 수정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서울은 태조 이성계가 1394년에 개성에서 천도한 이후 지금까지 5백76년 동안 우리 나라 의 수도로 발전해 왔다.
서울 도시 계획의 연혁을 보면 3단계로 나누어진다. 1단계는 이 태조 이후 일본 강점 때(1394∼19l0)까지로 한양 또는 한성 시대, 2단계는 일본 강점에서 광복 때 (l9l0∼1945)까지로 경성 시대, 그리고 3단계는 광복 후 현재 (1945∼1970)까지 이다.
일제 통치하였던 1936년에는 도시 계획 처음으로 법에 의해 실시하면서 서울을 단순히 한반도의 중심 도시로 규제하여 30년 계획으로 1965년의 계획 인구를 1백10만명으로 책정하고 이에 필요한 면적을 4천만평으로 잡았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10년 후인 1946년에 인구가 1백26만명에 달함으로써 백지화되고 말았다.
그 후 1950년 6·25동란으로 서울시가 거의 불타버려 1951년에 2백만명 인구를 예상, 8천만 평에 새로운 도시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이 도시 계획 역시 계속 늘어나는 인구에 계획 자체가 뜻 없게 되어 l963년에 다시 서울시 역을 확장, 현 도시 계획 면적인 2억l천5백만 평에 5백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바꾸었으며 66년에 서울 도시 기본 계획에 대한 종합적인 전시를 했었다.
66년 종합적인 서울 도시 기본 계획을 발표할 당시 서울의 인구는 3백50만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과 4년을 못 내다 보아 서울의 인구는 5백만명이 넘어섰고 지금의 인구 증가 추세가 계속되지 않고 떨어진다 해도 80년대에는 7백만명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오는 8월 초 4백75만원의 예산으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의 작성을 위한 기초 조사를 실시,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종합적인 서울의 세력권 조사를 실시, 「마스터·플랜」을 만들려 하지만 계획 인구를 얼마로 하여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세력권 조사가 끝난 다음에야 알 수 있다고 말할 뿐 확정을 짓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마스터·플랜」이 계획 인구를 얼마로 잡느냐는 서울시만이 결정할 일이 아니라 국토 종합 개발 계획의 하나로 다루어져야만 한다. 서울의 기본 도시 계획이 만신 창이가 되지 않으려면, 그리고 보다 수도 서울 건설을 질서 있게 계획적으로 하려면 첫째 서울의 계획 인구가 확정지어져야만 된다.
5백만명이 넘어선 수도 서울에 대해 정부는 올해 들어서야 인구 집중 방지 및 인구 분산책을 여러 방면으로 강구하고 있지만 인구 집중 방지나 인구 분산책도 막연히 서울로의 진입 인구를 막으며 도심지의 인구를 변두리로 이전시킨다는 소극적인 방법이 아니라 서울의 계획 인구를 먼저 책정,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이 확정된 계획 인구 이상의 전입 또는 밀집을 막는 방법을 국가적 시책으로 실시하여야만 될 것이다. <양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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