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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활발해진 관광 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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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고속도로의 개통은 도로 연변 지역 사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수도권과의 거리가 단축됨에 따라 각 지방 도시들은 앞 다투어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역마다 특색 있는 지역 사회 개발 계획을 설계 중이며 어떤 것은 이제 실천에 옮겨지고 있다. 관광「붐」토지 투기에 눈뜬 유력 실업인들이 도처에 많은 부동산을 확보해 놓고 있으며 어떤 곳에서는 살만한 곳을 물색중인 사람들로 복덕방이 분주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형태의 지역 사회 변화 가운데 관광 경기가 가장 활발한 곳은 역시 서울과 가까운 수원 이남 대전에 이르는 지역이고 그 다음이 대구∼부산간, 그리고 맨 나중에 개통된 대전∼대구간 소도시들은 비교적 한산하다.
서울∼대전 구간은 7개월 전에 개통, 이미 여객들의 왕래가 잦아진 탓도 있겠지만 서울과 가깝기 때문에 다른 어느 구간보다 활발하다.
특히 주말이면 대전과 청주는 속리산을 찾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불과 10여일 동안에 접객업소나 택시 등이 급격히 늘어 날 수는 없지만 지난해 말과 지금의 각 지역 접객업 및 택시 변동 실태를 조사해 보면 서울을 제외한 연변 도시 (황간·통도사 제외)의 69년 말 현재 접객업소 (「호텔」·여관 등 숙박업과 음식점·술집 및 다방) 6천5백61개가 지금은 7천2백34개로 6백73개소 (10%)가 늘어났다. 이중 대전까지의 구간 1천6백83개에서 1천9백43개로 2백60개가 증가, 수적으로는 대구∼부산과 비교가 안되지만 가장 높은 증가율 (15%)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 대구∼부산은 3백76개가 늘어나 8%의 증가율에 그쳤으며 대전과 대구를 뺀 옥천∼왜관은 38개 (9%)가 늘어났다.
한편 택시 증가율도 서울∼대전 구간이 제일 높다. 사람들의 왕래, 특히 관광객의 출입이 부쩍 는 탓으로 택시는 전체적으로 작년 말의 6천2백44대에서 7천1백97대로 9백53대 (15%)나 늘어났는데 이중 수원에서 대전 일원이 1천3백35대에서 1천8백36대로 5백여대가 늘어나 37·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전체 증가 댓수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이 구간 중 기왕에 1천대 이상의 택시를 보유하고 있던 대전을 제외한 오산·안성·천안 등이 모두 배로 늘어났으며 수원은 무려 3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옥천에서 왜관까지의 지역은 1백6대가 1백68대로 늘어나 증가율 (58·5%)은 높지만 워낙 대수가 적은 곳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한편 서울에 앞서 운임까지 올린 대구∼부산 일대 구간은 4천8백3대였던 것이 5천1백93대로 불과 3백90대 (8%)밖에 증가되지 않아 요금인상의 선행 조건 (10% 증차) 조차 이행치 않은 채 요금 인상을 허용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택시가 늘어났다고 해서 해당 지역이 관광 경기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물론 이러한 「레저」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외부 사람들의 왕래가 그만큼 잦아지기 때문이다. 또 실제에 있어서 대전은 말할 것도 없고 대구, 부산 등 대도시에는 경부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된 뒤부터 서울 자가용 출입이 잦아졌다.
고속도로 개통 전에는 부산 자가용 아니면 대구에서 오는 경북 자가용만 볼 수 있었던 경주가 지금은 주말이 되면 서울 「넘버」를 단 자가용차를 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게 됐다고 경주 시청의 김덕만 관광 과장이 말했다.
그러나 택시 영업은 신통치 않다. 특히 대구, 부산은 요금 인상 후 손님이 부쩍 줄어 거리에는 빈차 투성이다. 동시에 관광 명소를 갖고 있는 지방이거나 대도시가 아닌 곳은 대체로 관광 경기도 시원치 않다.
많은 「인터체인지」연변 도시 중에서도 특히 옥천·영동·김천·구미·황간 등지는 오히려 개통 전 보다 한산한 느낌이다. 고속도로 공사 중에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출입했고 또 차량 왕래가 빈번했는데 지금은 모두 철수해 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이 지역에서 지난 몇 달 동안에 택시가 부쩍 늘어나고 접객업소 역시 적잖이 늘어난 것은 이곳이 마지막 공사 구간이었기 때문이었으며 지금은 휴업계를 내는 접객업소들이 많아졌다.
개통과 함께 불경기가 가장 심하게 몰아친 곳이 김천인 것 같다. 박창규 김천 시장에 의하면 고속도로 건설 기간 중에 이 지방에 뿌려진 돈이 5억원은 족히 될 것이라는 것.
그런데 지금은 한산해져 작년 말에 1백42개나 되던 음식점과 술집이 1백37개로 5개가 줄었고 택시들은 영업이 안되기 때문에 대구로 영업 장소를 옮기고 있는 실정이다.
박 시장은 공사 기간 중에는 하루 평균 3건씩 일어났던 교통 사고가 개통 후 지금까지 꼭1건 있었을 뿐이라면서 불경기가 걱정이긴 하지만 한편 교통 사고는 줄었다고 자위했다.
각 지방의 지역 사회 개발 계획과 관련해서 관광 개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으나 사업 내용과 관광객 유치 계획은 각양각색.
경주·통도사·대전·청주·부산처럼 기존 관광 명소를 최대한 살리려는 곳이 잦지 않은 명소 (석남사)를 개발하려는 곳이 있고 또 명승 고적이 아닌 들판과 임야를 관광 명소로 개발하려는 지방도 있다.
특히 신규 관광 개발형은 서울에서 대전에 이르는 지방 소도시에서 유행되고 있다.
서울의 주말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원·오산·용인·대전 등지에서는 「골프」장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으며 천안은 「인터체인지」를 중심으로 천호지와 성불사에 이르는 지역 약 40만평에 신 천안 삼거리를, 안성은 수원의 녹지대에 필적하는 주말 관광 딸기밭을 조성할 계획이다.
강우혁 안성 군수는 이 딸기밭을 가리켜 관광객이 와서 직접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관광 딸기라는 새 유행어를 만들기도 옥천에서 왜관에 이르는 지역은 관광 사업 면에서도 다른 지역에 뒤지고 있다. 특별히 내세울만한 것도 없고 계획하고 있는 것도 없다. 현대 건설이 사설 인터체인지까지 만들어놓고 금강과 준령을 배경으로 유원지를 만들 계획이라지만 이 지역 사회 개발에는 별 영향이 미칠 것 같지 않다.
또 추풍령에 세워질 유원지와 호텔 공사도 도로 공사 직영 아니면 서울 자본이 투입 될것이라는 소문 때문에 이 지역 주민들은 거의 관심을 쏟지 않고 있다.

<변도은·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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