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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포커스] 터키·중국 선호 … 한국 오면 테마파크·쇼핑몰 꼭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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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는 러시아인. 휴양지급 바다가 없는 러시아인들은 휴가를 위해 해외 해변을 많이 찾는다.

해외로 나가는 러시아 관광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2년에는 관광청 통계로 러시아인 출국 횟수가 ‘4780만 회’였다. 중복까지 포함한 숫자다. 대부분이 관광객이다. 올해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터키. 2위는 이집트였는데 190만 명이 갔다. 한국은 30위권에 드는데, 19만 명의 러시아 관광객이 지난해 한국을 다녀갔다. 그런데 북한이 불안해서좀 꺼린다고 한다.

어디나 그렇듯 여름은 휴가 시즌이다. 러시아의 여름은 휴가 때문에 ‘죽음 같은’ 시기로 간주된다. 모두 떠나고, 떠나지 않아도 일은 거의 손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휴가 시즌인 6월 초~8월 말은 ‘만사가 스톱’되는 시기다. 러시아 사람들은 9월이 돼야 비로소 직장으로 돌아와 열심히 일하면서 새해가 올 때만을 기다린다. 올여름 러시아 사람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휴가를 보냈는지 알아봤다.

해외로 나가는 러시아 사람이 점점 더 늘고 있다. 러시아연방 관광청은 2012년 해외 관광을 위한 출국을 전년 대비 9.3% 증가한 4780만 회로 집계했다. 러시아 국민이 가장 자주 찾는 이웃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핀란드, 카자흐스탄이었고 이들 국가를 찾은 러시아인 수는 1800만 명이었다.

여행 경비도 증가했다. 전년도 가격대 600~1200달러보다 많은 1000~2000 달러짜리 여행 패키지가 2012년 최고 인기 상품이었다. 게다가 러시아인 절반 이상은 8~14일로 떠나는 여행을 선호했다. 그러나 유럽행 단기 여행도 해마다 늘고 있다. 15~21박 여행은 더 멀리 떨어진 외국에서 자주 발견된다.

여행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떠나는 ‘독자 여행’도 증가 추세다. 항공권과 호텔 예약 전문 온라인 여행사 ‘스뱌즈노이 트래블(Sviaznoi Travel)’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독자 여행은 해외 출국자 전체의 약 4분의 1을 차지했다. ‘VIP-서비스’ 티켓 판매사 드미트리 고린 대표는 “그런 사람들이 연 15%씩 늘어난다”고 말했다. 러시아 소비자는 보통 여행사의 상품을 두 번 정도 이용한 뒤 독자 여행으로 전환한다.

전통적으로 관광 여행은 여름철이 성수기다.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는 터키다. 터키는 지난해 하락세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또 다른 기록을 세울 것으로 러시아관광협회는 전망한다. 현재 러시아 관광객들은 터키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에서 독일인을 따돌리고 또다시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둘째 인기국은 러시아 관광객이 전년에 비해 30% 늘어난 이집트였다. 지난해 이집트를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190만 명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이집트 사태 때문에 러시아 외무부가 이집트 방문 자제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휴양지를 제외한 이집트 전역에 한 달간 비상사태와 함께 오후 7시~오전 7시 통행금지가 선포됐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휴양지 외부 여행 일정을 중단했다.

중국 방문 관광객은 올해 상반기만 130만 명이었다(2012년엔 총 230만 명이었다). 러시아 사람들은 중국 전역을 여행하며 전시회도 많이 방문하고 하이난 섬 해변 같은 곳에서 휴식도 취한다. 여행사들은 중국에 대한 러시아인의 관심이 증가한 이유를 양국이 ‘러시아의 해’와 ‘중국의 해’를 교차로 시행하는 데서 찾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국 간 상호교류 발전을 위한 수백 개의 행사도 열렸다. 하지만 항공료 인상은 많은 사람에게 심각한 방해 요인이 되고 있다.

태국도 전통적으로 러시아 사람들이 선호하는 관광지다. 지난해 태국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은 거의 90만 명에 달했다. 한국은 베트남, 인도와 함께 러시아인이 선호하는 관광지 상위 30위에 든다. 2012년 한국을 방문한 러시아인은 약 19만 명이며 그중 관광객은 9만 명이 넘었다.

카나리아 군도의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기는 러시아 남녀.

막심 그리흐노 ‘KMP 그룹’ 여행사 아시아 지역 매니저는 “한국 방문객은 1년 내내 있다”며 “관광객이 러시아 어느 지역에서 오느냐에 따라 투어 접근법 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선박으로 한국에 갈 수 있는 블라디보스토크 출신 은 서울에 머물며 테마공원과 롯데월드, 에버랜드 같은 관광명소를 방문하는데 주로 단기 여행을 선호한다. 러시아 중부 지역 출신들은 보통 내용이 더 충실한 관광 프로그램을 선택해 서울 외에도 경주와 부산을 방문하거나 설악산과 안동, 제주도를 찾는 일주 여행을 하기도 한다.

전통 ·현대 의학에 관계없이 한국 의료관광도 러시아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수백 년에 걸친 경험이 축적된 전통 치료법과 혁신이 진행중인 현대 치료법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중요한 국제 전시회와 회의가 한국에서 많이 열리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러시아 사업가들도 점점 더 늘고 있다.

그리흐노는 “한국은 훌륭한 쇼핑 장소로도 점점 더 유명해지고 있고, 이들을 노리고 매일 밤늦게까지 영업하는 쇼핑센터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일본 관광객들이 몰려와 한국 상품 가격과 서비스 요금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 여행은 평균 7~8일 걸리지만 가장 충실하게 잘 짜인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10~14일 걸린다”며 “북한발 정치·군사적 불안 때문에 한국이나 인접 국가들을 찾는 관광객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여행의 안전성과 관련된 질문이 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객들은 불안이 진정되고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여행을 연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율리아 포노마료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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