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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그룹」이 폭로한 「하버드」대학의 내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하버드 대학의 학생 그룹은 대학 내의 극비 문서를 자료로 하여 『하버드는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가』(How Harvard Rules)라는 타이프 인쇄 88면의 책자를 발간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근래 스트라이크에 참가한 여러 그룹이 대학 본부를 점거, 찾아낸 문서를 충분히 열거한 이 책은 하버드 대학이 현대 미국 사회에 어떤 형태로 공헌하고 있는가를 주의 깊게 폭로한 조사 보고이다. 대학은 단순히 현 체제에 지배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대학 내의 지배 세력이 공공연하게 혹은 은밀하게 정부 내지 재계와 연관을 맺고 있는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물론 하버드 대학은 재정이 건전하고 거대한 명문의 사립 대학이다. 이 하버드의 소유자는 총장, 재무 담당자 및 5명의 평의원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 「하버드·코퍼레이션」으로 전능에 가까운 중추적 관리 기관이다. 「프테지던트」「트레저러」가 직권상 참가하는 외에 대부분이 대기업의 중역이나 변호사인 감사 32명으로 구성된 감사회가 있으며 이들에 의해 거대한 자금이 운영되는 하나의 큰 투자 신탁 회사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하버드 대학의 연간 수입의 40% (약6천여만 달러)는 각종 정부 계약에 의존돼있다. 정부 계약은 항공우주국에서 화학·생물 전쟁 병기의 연구에 이르기까지 거의 군사 연구 분야이다.
뿐더러 케네디 대통령 재직 시에는 「아더·슐레징거」등 다수의 교수들이 워싱턴에 진출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닉슨 행정부에 역시 동원되고 있음에는 변함이 없으며 「헨리·키신저」등 가장 알려져 있다.
하버드의 CIA라 불리는 국제 문제 센터는 1957년 케네디 대통령의 특별 보좌관이 된 「맥조지·번디」에 의해 개설됐다. 그러나 이 기구의 「이니시어티브」를 잡은 것은 「덜레스」국무 차관 밑에서 국무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R·보우이」였다.
학생들이 빼낸 극비 문서에 의하면 케네디의 「브레인·멤버」로 활약한 여러 사람들이 보우이와 더불어 이 「아카데믹」한 기구의 중심을 이루었다고 밝혔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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