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도시 「디젤」 차량의 추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부는 3일 서울 등 대도시의 공해 방지를 위해 「디젤·엔진」 차량의 대도시 운행을 단계적으로 금지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디젤·엔진」차의 「개설린·엔진」차로의 대체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도시의 대기 오염의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 배기 개스로 밝혀졌는데, 「디젤」 차량은 「개설린」 차량보다 약 5배의 매연을 내뿜고 있어, 본란도 누차 그 대체를 강력히 종용해 온 바 있었던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움직이는 버스들은 당초에 대부분이 「개설린·엔진」이었으나 상공부가 휘발유 절약을 이유로 「디젤」유 사용을 권장하여 「디젤」화를 촉구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따라서 정부가 이제 다시 「디젤·엔진」을 「개설린·엔진」으로 바꾸도록 한다는 것은 불가피한 요청이라고는 하나, 정부의 단견, 무계획성을 드러낸 것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사정 말고도 「디젤·엔진」은 「개설린·엔진」보다 약간 비싸나 유류값은 「디젤」이 절반 정도나 싸기 때문에 업자들이 과연 이에 응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대부분이 영세업자인 우리 나라 버스 업자들이 「드럼」당 2천8백원 가량의 손해를 보면서까지 이제 또 다시 선뜻 「개설린」으로 대체하려고 할 것인지 염려스럽다는 것이다.
또 「디젤·엔진」을 「개설린·엔진」으로 개조하는 데에도 상당한 돈이 들것이므로 교통·상공 양부는 영세업주에게 「엔진」 대체를 위한 보조금을 주거나, 「디젤·엔진」 차는 시골용으로 전환케 하는 종합 대책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 전국의 차량은 약 11만5천대 가량이 있는바 이중 40%가 「디젤·엔진」차이며, 서울에도 전체 차량의 약 10%인 5천l백 대가 「디젤」 차량이라고 한다. 「디젤」 차량은 95마력의 GMC의 경우 출발시에는 1천3백47PPM의 매연을 뿜고, 달릴 때에는 2백37PPM의 질소산화물을 뿜으며, 특히 우리 나라의 「디젤」은 유황 함유량이 많아 가위 살인적이라 할만큼 다량의 유독 개스를 뿜어내기 때문에 그 대기 오염은 극에 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느 정도의 무리가 따르더라도 서울시와 대도시 「디젤」 차량의 대체를 시급히 서둘러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한편 「디젤」 차량을 한꺼번에 추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정유 공장에 압력을 가하여 「디젤」유의 탈황 조치만이라도 철저히 해 주어야만 할 것이다. 보사부는 69년부터 상공부를 통하여 정유 공장에 탈황 시설을 강화하여 저류 황류 생산을 요청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다고 한다. 상공부 당국은 공해 문제가 초미의 급선무임을 인식하고 보다 강력한 행정력을 발휘하여 정유 공장으로 하여금 유황의 함유량을 제거하도록 강제해 주기를 바란다.
또 교통부로서는 서울시를 비롯한 대도시의 매연 차량의 대부분이 수명을 훨씬 넘게, 낡은 「엔진」을 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디젤·엔진」의 사용 금지도 고려해 보아야 할 것이다. 상공부 규칙으로는 「버스·엔진」의 수명은 15만㎞로 잡고 있는바, 서울 시내의 버스 주행거리는 하루 약 4백㎞에 달해, 한달이면 1만2천㎞, l년이면 l5만㎞에 달하니 1년 이상 사용한 「디젤·엔진」은 모두 대체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셈이다. 현실은 엔진을 자주 「보링」하여 10년 이상 사용하는 노후차가 50%를 넘고 있어 이들 노후 「버스」는 매연 분출기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니 철저한 점검과 과감한 행정처분으로 「디젤」 매연 차량을 대도시에서 추방해 주기를 바란다.
보사부는 공해 방지법의 개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매연 버스에 대해서는 시설 개선 명령을 내리며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 검찰에 고발해야 할 것이요, 시민도 매연 차량의 고발을 계속하여 대도시에서 공해 차량이 달릴 수 없게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정부 각 부처와 서울시며 지방 자치 단체는 서로 귀임을 전가하지 말고 매연 차량을 일소하기 위한 「디젤·엔진」 추방에, 성의를 다 해 주기 바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