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한국어판 기사전문]-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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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변호사 컨설팅 계약,프로젝트 본격 추진

스웨덴 한림원에 대해서는 민간차원의 교류를 확대하며,한국기업의 노벨스폰서십 자격유지, 에릭슨사의 對한림원 영향력 활용,학계 인맥의 동원 및 활용계획을 세웠다. 노르웨이 국회와는 민간차원의 한.노르웨이 교류를 확대하고 국회의장 초청,국회의원 상호교류,한.노르웨이 의원연맹 결성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M프로젝트를 제츨하기 직전인 98년 4월 최씨는 이미 가나 출신 국제 변호사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의 수석변호사인 칼리드 압둘라 타리그 알만소르 박사를 끌어들여 노벨평화상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알만소르 박사는 하버드대학과 버클리 대학의 법대교수며,멘로대 법대교수 시절 알 왈리드 왕자의 스승이었다.

현재까지도 아프리카 지역 20여개국에서 진행되는 왈리드 왕자의 사업을 총괄하며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절친한 사이다. 문서에 따르면 98년 4월9일 최씨는 계약 대행사인 골드윈사를 통해 알만소르 박사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는 본격적인 프로젝트 추진에 나섰다.

노벨평화상 수상의 저변을 확대하는 방법으로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통해 김 대통령이 유엔 인권상을 수상하도록 주선하고 그해 10월 한반도 비무장지대에서 대규모 북한 어린이 돕기 콘서트를 개최하는 일이었다. 프로젝트는 바로 그해 6월7일부터 8박9일간 있었던 김 대통령의 방미활동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알만소르 박사는 컨설팅 계약후 세부계획을 세워 4월 20일 최씨에게 전달했다. 우선 그는 "김 대통령이 방미하는 길에 적어도 3∼4개의 세계적인 인권상을 받아야 한다"며 "유엔·하버드대·UCLA·남가주대학에서 수여하는 상"을 바람직한 것으로 꼽았다.

그는 코피 아난 총장과 이를 상의했다. 최씨가 청와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그와 아난 총장은 98년 4월 15일 뉴욕에서 만난 것으로 돼있다. 아난 총장은 접촉창구로 에티오피아 유엔종신대사인 두리 모하메드를 지명했다. 모하메드는 알만소르 박사와도 가까운 사이였다.

그는 "당신이 준 김 대통령의 개인 프로필은 이미 아난 총장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인권상 수상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이 오는 날짜에 맞춰 유엔인권위원회가 적절히 일을 진행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음주에 아난을 만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마이클 잭슨의 비무장지대 공연은 최씨가 김 대통령 당선자 시절인 98년 1우러에 이미 프로젝트 계획서를 만들어놨던 것이다.

당시 작성된 기본계획서(For Peace & Union-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의 사상 최대 자선 공연)에는 이 계획이 마련된 배경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 하벨 전 체코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노벨평화상 역대 수상자들 등 영향력 있는 세계의 유명 지도자들과 팝·클래식·스포츠 각분야의 세계적인 스타들이 적극적으로 한국의 현실을 인식하고 우호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김 대통령의 외교력 배가는 물론 새정부의 통상 외교 저변 확대 도모"가 바로 행사를 추진하는 이유였다.

또 전세계에 마지막 남은 분단 국가라는 현실을 극복하는 평화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한반도에 영원한 종전을 선언하는 뜻깊은 행사가 될 것이며, 수익금은 북한은 물론 전쟁과 기근에 시달리는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식량 및 구호물품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몇 달 뒤에 기획된 M프로젝트에 이 구상이 그대로 옮겨졌다.

알만소르 박사는 이 기획에 유니세프를 매개로 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와 함께 요인별로 주요한 역할을 맡기도록 기획했다. 아난 총장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간이 밝혔다.

"이 행사의 목적을 지지하며 명예공동추진위원장으로서 유니세프의 참여를 유도하고 북한에 공동주최를 권한다. 또 유엔이 김 대통령에게 가장 부각되는 인권상을 수상할 수 있도록 권유한다고" 했다.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번 행사에 명예 공동의장으로 활동하게 하며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고 김 대통령에게 남아공 최고의 인권상인 굿호프(Good Hope)상을 수여하게 한다"고 했다.

만데랄 대통령을 섭외하는 작업에는 김 대통령의 3남의 김홍걸씨도 개입한 흔적이 보인다. 알만소르 박사는 편지에 "대통령의 아들이 남아공 영사관에 상세내용을 전달했으니 비자와 회담을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

'대통령의 아들'은 당시 미국에 머물던 홍걸씨였다. 그는 이와 함께 "대통령 아들과 최씨가(만델라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요하네스버그에서 앙골라로 동행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는 "만델라 대통령에게도 이미 말했다"고 했다.

이밖에도 리처드 파슨스 CNN타임워너회장, 테드 터너 CNN타임 워너 부회장(알만소르 박사의 회사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CNN독점 대리인이라 영향력이 컸다), 미 대통령 부인 힐러리 클린턴, 버논 조던 미 대통령 고문, 마이란 라이트 에델만 미국 아동권익기구 의장, 알 올리드 왕자 등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 행사는 최씨가 애초 기획했던 대로 98년에 실행되지 않고, 99년 6월 15일에야 이뤄졌다.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이라는 타이틀로 북한 기아 어린이 돕기 쇼로 진행됐지만 알만소르 박사의 기획서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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