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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부패 서서히 고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김영삼·김대중·이철승 3씨는 대통령후보지명대회 연기론이 나오게된데 대해 당지도층을 규탄하겠다고까지 기개를 올렸으나 압도적인 연기론에 눌리고 있는 형편이다.
정무회의는 13일 대회시기를 논의했는데 정무위원 21명중 14명이 연기론을, 4명이 『아무래도 좋다』는 입장이고 이른바 40대 3명만이 6월 대회 강행을 주장.
공개적으로 연기론을 편 김응주·윤길중씨등은 『당의 총력을 대여투쟁에 쏟아야할 것』이라 했고 홍익표·이태구씨등은 『후보에 대한 사전조정없이 대회를 열 수는 없다』는 것인데 연기론의 바닥에는 40대들의 오버·액션에 대한 반작용도 깔려있는 듯. 박병배의원 같은 이는 『40대들이 강행을 고집한다면 대회를 열어서 쓴맛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고 김응주의원도 『지금 후보를 하겠다는 사람은 모두가 자천자뿐』이라고 못마땅해 했다.
윤치영공화당의장서리는 12일저녁 외신기자클럽 만찬회에 나가 『변모하는 민주주의의 형태』란 제하의 연설을 했는데 레이몽·아론 토인비 도크빌 사르트르 슈라이버등 석학들의 말을 풍성히 인용하여 참석자들로부터 『정치연설이기보다 정치학강의같다는 평을 들었다.
윤의장서리는 『한국의 민주주의 토착화는 양복을 맞춰 입는 것과 같다』고 비유하면서 『미국이나 영국의 양복을 우리에게 맞추려면 길이나 폭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몇가지 문제에 걸쳐 질문도 있었는데 말이 부정부패에 미치자 그는 『우리 몸에 누구나 다소의 병균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의 부정부패는 불가피한 것이며 그 치료는 서서히 착실하게 진행되어야한다』고.
『지난번 선거때는 여망에좇아 4자회담을 통해 민중·신한 두당이 합쳤지만 이번에는 결코 그렇게 되지않을 것이오』-. 신당을 꾸미고 있는 윤보선씨의 얘기다.
12일저녁 신당 발기주비위원을 초대한 자택에서의 가든·파티에서 기자들에겐 『신당이라는 표현은 맞지않고 야당은 우리뿐이니 야당으로 불러달라』고-.
그는 대통령후보문제에 관한 다그친 질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당선 가능성이 있고 당선된 후에 국정을 올바로 이끌어 나갈 사람이 돼야할 것』이라면서 신민당의 이른바 40대 후보지망자에 대해서는 『나도 40대라는 연령의 제한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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